현장통신 | 전문·실업교육의 오늘

 

사립 전문대학의 민주화를 위하여

 

 

김상훈 金相勳

동남보건대학 해직교수.

 

 

1. 전문대학은 70년대까지 현재의 ‘대학’이라는 명칭이 아니라 ‘전문학교’라는 명칭으로 불렸다. 학교와 학생 수도 오늘날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적었다. 일반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이 마지못해 선택하는 학교로, 당시의 골칫거리였던 재수생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필요한 존재라는 정도의 사회적 인식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의 전문대학은 효율적인 직업교육을 담당하는 정규대학으로서의 위상을 제대로 세워가고 있다. 취업에 실패한 적지 않은 수의 일반대학 졸업자들이 정원외 입학제도를 통해 전문대학으로 역진학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학교와 학생 수도 이제 일반대학에 견주어볼 만할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전문대학은 그 위상에 걸맞은 사회적·행정적 관심과 배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우선 국립 전문대학의 수가 국립 일반대학보다 턱없이 적다는 점이 전문대학 교육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전문대학의 행정을 담당하는 교육부의 부서도 ‘평생교육국’에 소속된 ‘전문대학지원과’ 하나뿐이다(교육부 홈페이지, 조직구성표).1 교육부의 1개 과가 전국의 160여개 전문대학과 1백만명에 육박하는 학생들의 행정을 도맡아 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도 이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전문대학의 교육문제나 비리, 학내분규 등에 관한 보도는 일반대학의 예에 비추어볼 때 상당히 인색하다.

정부의 지원과 관심은 사립학교의 공공성과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외적 동인으로 작용한다. 이 점에서는 언론도 마찬가지다. 세균은 햇빛이 들지 않는 음습한 곳에서 번성한다. 사립 전문대학을 여론과 행정의 사각지대로 버려둔 상태에서는 그 비리를 막을 수 없다.

 

2. 한국의 공교육에서 사학이 담당하는 역할은 막중하다. 전국 중학생의 22.1%, 고등학생의 54.9%, 전문대학생의 95.9%, 일반대학생의 77.7%가 사립학교 재학생이다(교육부 홈페이지, 교육통계연보 2000년).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의 대부분이 사학이다. 특히 전문대학 교육은 거의 사학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등교육의 사학 의존도가 이처럼 높아진 것은 역대 정권이 한정된 교육예산을 편성해 의무교육기관인 초등학교의 지원에 집중하면서 상위 교육으로 올라갈수록 사학에 의존하는 정책을 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예산을 쓰지 않겠다는 의도에서 민간자본을 교육사업에 유치하려다 보니, 사학재단의 소유권과 수익성을 어느정도 보장해주는 유인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런 정책이 지속되자 사학을 육영사업이 아니라 영리사업으로 인식하는 사학재단이 늘어나 공교육의 상당부분을 장악하게 되었다. 사학을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학원모리배라 불러 마땅할 이들은 교육관료들을 매수하여 교육부를 좌지우지하는 위치에 이르렀고, ‘사립대학법인협의회’ 등의 이권단체들을 통해 정치권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여 사립학교법의 연속적인 개악을 실현했다.

이들의 이권을 충실히 반영한 우리나라의 사립학교법은 인사·행정·재정 등 학교운영에 대한 일체의 권한을 재단이사회에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재단의 실권자는 해당 사학에서 절대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으로 보장받고 있는 것이다. 학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의 임명권을 지니고 있고, 특히 대학의 경우에는 교수재임용제를 이용해 면직권까지 거리낌없이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사학의 절대자가 마음만 먹는다면 어떤 비리인들 저지르지 못하겠는가?

그런데 특히 사립 전문대학이 사학 비리의 온상이 되기 쉽다는 것은 그만큼 비리에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학내분규를 일으켜 세간에 알려지게 된 사립 전문대

  1. 일반대학 담당 부서는 산하 4개 과를 거느린 ‘고등교육지원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