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 장편소설을 말하다

 

삶의 보편적 통찰을 복원하는 장편소설

공지영│장편『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사랑 후에 오는 것들』『봉순이 언니』등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아주 게으른 사람이다. 가본 길이 아니면 거의 가지 않고 어떤 경우든 모험은 별로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나에게 모험심이 많다고 하는 것은 아마도 내가 게으름 때문에 귀찮은 것을 싫어하고 그래서 무엇이든 그냥 웬만하면 선택해버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내 밖의 사물들에 대해 평균적인 호기심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 어느날 나 자신에게도 호기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의 인생, 그러니까 사람들의 삶 자체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저 사람은 왜 나와 다르게 저런 결정을 내렸을까, 저 사람은 왜 하고많은 말들 중에서 지금 저 말을 해야 하는 것일까, 혹은 저 사람은 왜 지금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하는 호기심 말이다. 그런데 내가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그것이 결코 한순간의 기분이나, 한순간의 무심한 판단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봉순이 언니』라는 소설에 이런 내 관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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