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선거제도 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지혜로운 추진전략과 실현 가능한 대안

 

 

하승수 河昇秀

변호사,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저서로 『나는 국가로부터 배당받을 권리가 있다』 『배를 돌려라: 대한민국 대전환』 『개방명부 비례대표제를 제안한다』 등이 있음.

haha9601@naver.com

 

 

1. 글을 시작하며

 

2024년 국회의원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어떤 선거제도로 2024년 국회의원 총선을 치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의 선거제도는 2020년 총선에 적용되었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이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2020년 당시 두었던 상한선, 즉 준연동형 계산방식을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에 대해서만 적용한다’는 의석수 캡(cap)은 사라졌다는 것이다. 공직선거법 부칙에서 상한선은 2020년 총선에만 두기로 정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의 선거제도는 그냥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 할 수 있다. 이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의 50%를 보장한다는 취지의 제도로서, 아주 단순하게 말해서 10%의 정당 득표를 얻으면 국회의석 300석 중 15석을 보장하는 것이다. 온전한 비례대표제라면 득표율 그대로 30석이 보장되어야 하지만 ‘준연동형’은 그 절반을 보장한다.

이 선거제도가 진전할지 후퇴할지에 대해서는 현재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이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입장은 정치권 안팎에서 모두 찾아보기 어려우며, 선거제도 개혁은 논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준연동형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위성정당을 방지하는 장치는 필요하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만들어진 거대양당의 위성정당들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조차 무력화했기 때문이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여러 법안들이 발의되기 시작했고, 국회에서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지금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합의가 가능할지 하는 회의론도 크다.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는 국회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지난 2월 27일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선거제도 개혁을 당론으로 채택했고, 8월 28일 전국대의원대회에서도 93.72%의 찬성률로 ‘국민통합 정치교체를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는 점이다. 결의안에서는 2023년 4월까지 선거법 개정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전세계 민주주의 역사를 보더라도 선거제도 개혁은 몇십년에 한번 기회가 있을지 말지 한 매우 어려운 일이다. 대한민국의 경우 2016년 가을부터 일어난 촛불이 선거제도 개혁이나 헌법 개정과 같은 제도적 성과를 아직 거두지 못한 상황이다. 그래도 제도가 유동적인 상태에 있는 현시점이 당분간은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어려운 일임에도 선거제도 개혁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선거제도 개혁 없이 한국정치가 크게 나아지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후위기, 경제위기, 남북관계의 위기를 생각하면 무엇보다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없다.

소위 큰 정치인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선거제도 개혁을 주장해왔던 이유도 거기에 있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은 독일식 비례대표제로의 개혁을 고민했고, 고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의원 선거구제를 바꾸는 것이 권력을 한번 잡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정치적 발전을 가져온다고 믿는다”라고까지 했다. 그렇다면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이 오래된 숙원을 현실로 이뤄낼 방안은 무엇일까? 어떤 대안을 가지고 어떻게 접근하면 선거제도 개혁을 현실로 이룰 수 있을까? 시간은 많지 않다. 선거 일정을 감안한다면 2023년 상반기에는 가닥이 잡혀야 하기 때문이다.

 

 

2. 지혜로운 추진전략: 개혁의 주체들을 넓히고 엮기

 

개혁을 이루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략은 주체들을 넓히고 엮는 것에 있다. 현실의 정치 상황은 어차피 매일 바뀌기 마련이다. 거기 끌려다니다보면 중요한 제도개혁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요동치는 정치 상황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추진해나갈 주체들이 형성, 확장되고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주체가 모이면 변화하는 정치 상황에 대한 대처도 가능해질 것이다.

따라서 어떤 주체들이 선거제도 개혁을 원하는지, 또는 개혁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선거제도 개혁 추진전략의 핵심이라고 본다. 주체가 없는 대안은, 특히 선거제도 개혁에 있어서는 현실성 없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즉 주체들의 욕구에서 출발해 실현 가능한 개혁방안이 무엇인지를 찾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