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평

 

신화적 상상력과 음란한 상상력

『천국의 신화』 유죄 판결을 지켜보며

 

 

박인하 朴仁河

만화평론가

 

 

조금 들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낮의 꿈처럼 허무했다. 정보혁명의 바람과 함께 찾아온 영상이미지의 역사적인 복권과 첨단 컨텐츠로 각광받는 만화의 위상은 하루가 다르게 계급적 환골탈태를 거듭했다. 어린이·룸펜·청소년·여성 등 사회문화적인 약자들과 함께했던 만화가 일약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꿈의 산업이 되었다. 변변한 평가나 이론조차 없던 만화는 담론을 생산하며 무서운 속도로 변방에서 중심으로 진입했다. 멋지게 치장된 씸포지엄 장소에 만화와 관련된 이름이 내걸리기도 했고, 국내 최고 전시장에서 만화와 관련된 행사가 열렸다. 해마다 오월이면 불량만화를 퇴치하자는 관제데모를 열던 정부는 해마다 한국만화대상을, 분기별로 좋은 만화를 뽑아 수상하기도 했다. 대학에는 만화와 관련된 학과가 생겨나기도 했다. 만화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었고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저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갔다. 사람들은 만화의 표현이 공권력에 의해 규제받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21세기는 논쟁의 종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