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위하여

김두식 『칼을 쳐서 보습을』, 오만규 『집총거부와 안식일 준수의 신앙양심』

 

 

한홍구 韓洪九

성공회대 교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공동집행위원장 hongkoo@mail.skhu.ac.kr

 

 

인권운동의 여러 영역 중에서 지난 1년 사이에 급성장한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연대운동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이나 관심을 갖고 지켜본 사람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던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의 역사나 이론적 배경, 또는 외국의 사례에 대한 글이 전무하다시피 했다는 점이다. 2001년 2월 『한겨레21』의 보도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실천하여 투옥되어 있는 이들이 무려 1600여명에 달한다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져 충격을 줄 때까지 이 문제는 한국의 시민사회에서 단 한번도 공론화된 적이 없었다. 그러니 이 문제에 대한 글도 찾아보기 힘들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운동을 해나가면서 부지런히 워크숍도 하고 공청회도 하고 토론회도 하면서 자료를 축적해갔지만, 그 목마름은 채워지지 않았었다.

지난 3월에 거의 동시에 간행된 한동대 김두식 교수의 『칼을 쳐서 보습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기독교 평화주의』(뉴스앤조이 2002, 이하 『칼을 쳐서』)와 삼육대 오만규 교수의 『집총거부와 안식일 준수의 신앙양심: 한국재림교도들의 군복무 역사』(삼육대 선교와 사회문제연구소 2002, 이하 『집총거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단비와도 같은 책이다. 『칼을 쳐서』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의 일반적인 역사와 이론적인 문제들을 아주 요령있게 기술하고 있다면, 『집총거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의 한국에서의 경험을 제7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라는 한 교단의 역사를 통해 진실되게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호보완적이기도 하다.

116-399『칼을 쳐서』는 “평화를 가르치고 이야기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칭찬을 받는 일”(7면)이지만, “평화를 위한 행동에 나서는 것은 때때로 범죄행위”(같은 곳)가 되는 역설적인 현실에 대한 고민을 출발점으로 하고 있다. 김두식 교수는 고등학교 시절 자신이 당했던 무자비한 폭력과 단체기합에 대한 이야기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는 만만치 않은 주제에 대한 지적 탐구의 여행을 시작하고 있다. 『칼을 쳐서』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2장에서는 평화주의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국가가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며 시민은 경우에 따라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국가와 대립할 수도 있다”(41면)는, 서구시민사회에서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국가주의에 압도당해온 우리 사회에서는 오랜 동안 잊혀져온 사실을 지적한다. 이어 3장과 4장은 평화주의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여호와의 증인이나 제7일안식일교 같은 특정 소수종교 교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모든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