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이원규 『약산 김원봉』, 실천문학사 2005

역사적 개인의 전기와 사실성 문제

 

 

홍정선 洪廷善

문학평론가, 인하대 국문과 교수 hongjs@mail.inha.ac.kr

 

 

약산김원봉

소설가 이원규(李元揆)가 소설이 아니라 독립투사의 전기를 썼다. 그러면서 그는 약산(若山) 김원봉(金元鳳)의 전기를 쓰게 된 이유를 “역사적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야 한다는 엄숙한 소명”과 “시대와 역사에 대한 작가의 책임”(34면)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의 이같은 말에는 한편으로는 의열단이란 비밀조직을 이끌었던 김원봉이란 인물에 대한 매혹이 담겨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역사의 직무유기에 대한 불만이 담겨 있다.

역사는 과거의 부당한 영향에서 우리를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의 부당한 영향에서도 우리를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역사는 불행하게도 오랫동안 그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그렇지만 정확히 말해, 작금의 우리 사회에 횡행하는 양극화된 대립적 사고에서 보듯, 역사의 직무유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역사 이전의 경직되고 선험적인 시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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