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프랭크 레이먼드 리비스 『영국소설의 위대한 전통』, 나남 2007

‘연구’와 ‘비평’의 차이에 대한 성찰

 

 

조선정 曺仙貞

서울대 영문과 교수 sjcho@snu.ac.kr

 

 

영국영문학 비평서의 고전을 공부하다 보면 그 사유의 깊이와 문체의 정교함 때문에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올 수 없으리라 지레 꼽아두는 저서들이 있다. 그러다가 솜씨 좋은 번역자를 만나 근사하게 책이 나온 것을 보면 우선 번역자의 열정과 성실함에 기분 좋게 놀란다. 그리고 책을 읽어가면서 세월을 견뎌낸 고전의 가치에 한번 더 놀라고, 결국엔 나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가 새삼 돌아보게 되곤 한다. 최근 『영국소설의 위대한 전통』(The Great Tradition, 김영희 옮김)을 접했을 때가 꼭 그랬다.

옮긴이 머리말에서 소개되었듯이 저자 F.R. 리비스(Frank Raymond Leavis)는 “서구 근대문명의 향방을 깊이 고민하면서 여기서 문학의 창조적 성취가 갖는 의미를 규명하는 데 평생을 바친 비평가”이며, 『영국소설의 위대한 전통』은 “영문학의 지형도를 바꾸어놓은” 그의 대표작이다.(5면) 이 저서의 핵심적인 주장은 영국소설의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