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영화, 자본의 파시즘에 대항하기

백문임 『줌-아웃』, 연세대학교 출판부 2001

 

 

심은진 沈銀珍

영화평론가·문학평론가 ejinshim@hanmail.net

 

 

영화의 이미지들은 스스로 움직인다. 영화는 움직이는 이미지이다. 스스로 움직이는 이미지들 앞에서, 우리는 한없이 수동적인 존재가 된다. 영화는 그 어느 예술보다도 우리 정신의 수동성을 요구한다. 움직이지 않고도, 우리가 세계를 지각할 수 있고 알 수 있다는 것, 이것은 편안함에 대한 얼마나 큰 유혹인가. 움직이는 이미지들은 우리의 의식을 사로잡고 우리의 눈을 구속한다. 우리의 시선이 영화의 이미지들을 포착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이미지들이 우리의 시선을 붙잡는다. 영화 이미지의 능동성과 그 능동성이 끌어낸 우리 정신의 수동성은 영화를 초기부터 프로파간다의 도구로, 국가의 통제도구로 사용하게 만들었다. 식민지 통치를 합리화하기 위한 유럽 제국주의의 문화정책 도구로 영화가 사용된 것, 영화광 히틀러가 파시즘의 선전도구로 영화에 대해 맹렬한 애착을 보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정신을 기꺼이 무장해제시킨 관객들 앞에서 영화는, 이념의 전파나 권력의 통제를 위한 더없이 훌륭한 수단이 된다. 영화와 정치의 관계는 이러한 토대 위에 출발한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이제 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