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보선 沈甫宣

1970년 서울 출생. 199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bosobored@gmail.com

 

 

 

오늘 나는

 

 

오늘 나는 흔들리는 깃털처럼 목적이 없다

오늘 나는 이미 사라진 것들 뒤에 숨어 있다

태양이 오전의 다감함을 잃고

노을의 적자색 위엄 속에서 눈을 부릅뜬다

달이 저녁의 지위를 머리에 눌러쓰면 어느

행인의 애절한 표정으로부터 밤이 곧 시작될 것이다

내가 무관심했던 새들의 검은 주검

이마에 하나둘 그어지는 잿빛 선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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