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신정완 외 『우리 안의 보편성』, 한울아카데미 2006

‘오만한 자임’과 ‘겸허한 성찰’의 거리

 

 

박명규 朴明圭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parkmk@snu.ac.kr

 

 

우리안의-보편성

IMF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한국사회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얻게 된 개념의 하나가 ‘글로벌 스탠더드’다. 전세계적으로(좀더 엄밀하게 말한다면 선진서구사회와) 통용가능한 보편성과 투명성을 제기하는 이 개념이 강조되면서 한국사회가 그러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자기비판이 확산되었고, 서구적 보편에 맞도록 제도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실천논리도 힘을 얻었다. 세계화의 파고가 높아지고 그에 따라 개방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이러한 시각은 한층 강력한 영향력을 우리 사회에 미치고 있다.

신정완(辛貞玩) 이세영(李世永) 조희연(曺喜昖) 등이 지은 『우리 안의 보편성—학문주체화의 새로운 모색』은 ‘학문주체화’라는 화두를 앞세워 이러한 견해에 도전한다. 저자들은 기존 글로벌 스탠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