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우리의 귀는 그들의 외침을 향해 열려 있는가

이란주 『말해요, 찬드라』, 삶이 보이는 창 2003

 

 

김별아

소설가. ywba@sayclub.com

 

 

안나푸르나에 오르는 길목에 위치한 도시 포카라에서 만난 람은 기가 막히게 한국말을 잘하는 청년이었다. 많은 네팔 청년들의 꿈인 영국 용병 ‘구르카’를 뽑는 시험에서 떨어지고 한국에서 노동자 생활을 몇년인가 하고 돌아왔다는 그는, 낡은 토요따 택시를 운전하며 한국인 여행자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택시에 실려 그레이트 히말라야가 병풍처럼 펼쳐진 사랑곶 전망대까지 갔다. 안나푸르나 사우드, 히우추리, 마차푸차레…… 히말라야, 산스크리트어의 뜻으로 풀자면 ‘눈의 거처’인 그곳의 봉우리들을 람의 검은 손끝이 하나하나 짚는다. 그때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물었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괜찮았나요? 당신에게 한국은 어땠나요?”

그가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좋았어요! 그때 번 돈으로 이렇게 살고 있는 걸요. 기회가 된다면 또 가고 싶어요.”

그에게 나쁜 기억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을 다행스러워해야 할까. 젊은 그와 그의 친구들에게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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