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위험한 선택의 기회비용

김형아 『박정희의 양날의 선택』, 일조각 2005

 

 

박명규 朴明圭

서울대 교수, 사회학 parkmk@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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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朴正熙)는 전생애를 통해 여러번 위험한 선택을 감행했다. 교사직을 버리고 일제의 장교로 변신하고, 해방공간에서 좌익에 가담했다가 곧 반공군인으로 전향했으며,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한 후에는 한일국교정상화와 월남파병을 추진하고 미국의 반대를 피해 비밀리에 핵무기개발을 시도하는 등 그의 일생은 과감하면서도 위험한 선택들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 한국사회의 생활방식과 체제원리는 상당부분 박정희가 추구했던 그 위험한 선택의 결과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박정희는 한국의 압축적이고 비틀어진 근대를 표상하는 상징이다. 박정희시대를 특징짓던 정치적 독재는 민주화와 더불어 많이 약화되었지만 경제씨스템과 발전지향적 의식구조는 많은 사람들의 머리와 가슴 속에 여전히 강력한 유산으로 남아 있다. 따라서 박정희를 독재자로만 기억하는 것은 그를 경제발전의 영웅으로 숭앙하는 것만큼이나 불충분한 인식이다. 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