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이슬람세계를 경험한다

T. 알리 『근본주의의 충돌』, 미토 2003

 

 

김종엽 金鍾曄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 jykim@hanshin.ac.kr

 

 

 

9·11 테러사건이 벌어졌을 때, 오래된 갈등이 극적으로 분출되는 것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을 향해 미국이 폭탄을 퍼부을 때, 강자의 무분별한 복수심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를 향해 진격하자, 미국의 행동양태에 어떤 단순한 복수심 이상의 것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커다란 전환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불안, 지금까지보다 더 나쁠지도 모르는 어떤 세계의 도래에 대한 불안이 번지고 있다. 촛점이 북핵문제로 옮겨가고 있는 현재 상황은 한반도가 그런 거대한 전환의 미묘한 분기점의 자리에 놓여 있다는 인식으로 우리를 이끈다. 시대에 대한 인식을 가다듬기 위해서 책을 읽고 그도 모자라면 귀동냥을 마다하지 않아야 하는 때임에 틀림없다.

이런 느낌이 엷을지언정 넓게 퍼져 있음은 속속 출간되는 여러 종의 이슬람 관련 책들이나 동아시아 상황을 진단하는 책들로 방증된다. 타리크 알리(Tariq Ali)의 『근본주의의 충돌』(The Clash of Funda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