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인종학살 부추기는 석유쟁탈전

 

 

데이비드 모스 David Morse

독립언론인이자 정치분석가. 『뉴욕타임즈』 『네이션』 등에 기사와 칼럼을 싣고 있다. 21세기 초반 20년 동안 일련의 석유전쟁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견한 소설 『철교』(The Iron Bridge, Harcourt Brace 1998)를 저술하기도 했다. dmorse@davidmorse.com

ⓒ DavidMorse 2005 / 한국어판 ⓒ (주)창비 2005

*이 글은 The National Institute의 웹진 TomDispatch.com(2005년 8월 18일)에 수록된 “War of the Future: Oil Drives the Genocide in Darfur”를 번역한 것이다―편집자.

 

 

수단(Sudan)으로 알려져 있는, 동북아프리카에 방대하게 뻗어 있는 사막지역에서는 바로 지금 미래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무기 자체는 미래의 것이 아니다. SF영화에 등장하는 광선총이나 포스필드(force-field, SF 등에서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는 장애구역―옮긴이), 로봇돌격대도 전혀 없다. 여기에는 오늘날의 최첨단 무기들, 이를테면 위성으로 조종하는 무인비행기 프레데터 따위의 다른 하이테크 무기체계 같은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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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이 전쟁에서는 깔라슈니꼬프 소총과 몽둥이, 칼이 사용될 뿐이다. 다르푸르(Darfur)라는 수단의 서부지역에서 즐겨 사용되는 전술이란 방화와 약탈, 거세와 강간으로서, 낙타와 말을 타고 다니는 아랍계 민병대들이 자행하는 것이다. 이곳에 배치된 가장 정교한 기술이라고 해봤자 흑인계 아프리카인 마을들을 공격하는 민병대를 지원하기 위해 수단 정부가 사용하는 헬리콥터 아니면, 성격이 매우 다른 무기이긴 하지만, 지하 수백 피트 아래의 석유매장량을 조사하기 위해 외국계 석유회사들이 사용하는 지진계 정도이다.

바로 이것이 이 전쟁을 미래의 전쟁으로 만들고 있다. 그 요인은 서쪽으로는 차드, 남쪽으로는 나이지리아와 우간다까지 뻗어 있는 방대한 지하 유전지대에 석유가 확실히 매장된 곳과 매장 가능성이 있는 곳을 색색으로 칠해 보이는, 댈러스나 뻬이징 회의실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깔끔한 파워포인트 프리젠테이션도 아니고, 첨단기술도 아니다. 단지 석유라는 단순한 사실이다.

이 전쟁은 성장에 기반한 경제로 말미암아 한정된 자원 매장량을 놓고 서로 경쟁하는 강대국들이 개입하여 그 대리자들이 싸우고 있는 일종의 자원전쟁이다. 이 전쟁은 마이클 클레어(Michael Klare)의 책 『피와 석유』(Blood and Oil)가 묘사하는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전쟁이며, 만일 이것이 보이지 않는 전쟁이 아니라면 우리의 석유중독이 불러온 결과들을 현란하게 드러내주는 예가 될 것이다.

 

 

보이지 않는 전쟁이라고?

 

이 전쟁이 보이지 않는 것은 그것이 아프리카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의 주류 언론이 석유산업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에서, 신문과 잡지에서 접하는 그 모든 자동차 광고들을 생각해보라. 우리의 자동차 문화, 도시의 팽창, 부와 명예에 대한 과도한 집착, 그리고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모든 것들이 무한정 지속될 수 있다고 믿는 아찔한 가정 속에 함축되어 있는 자아도취를 생각해보라. 그러면 왜 다르푸르가 암흑 속으로 빠져들어가는지 알게 될 것이다. 게다가 다르푸르는 수단으로 알려진 방대하게 뻗어 있는 상처투성이 나라의 일각일 뿐이다. 니콜라스 크리스토프(Nicholas Kristof)는 『뉴욕타임즈』의 한 칼럼에서 ABC뉴스가 작년 한해 야간뉴스 방송에서 다르푸르에 관해 내보낸 보도는 총 18분이었는데 그것도 피터 제닝스(Peter Jennings,국제정세에 정통한 ‘World News Tonight’의 앵커―옮긴이) 덕택이었으며, NBC는 5분, CBS는 3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물론 마이클 잭슨에 할당한 시간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나는 아프리카에서 인종학살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우리의 관심은 언제나 엇나간 미국 흑인 슈퍼스타 하나에 고정되어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스럽다. 10년 전 르완다에서 인종학살이 벌어져 100일간 모두 80만명에 달하는 투치족이 살육당하는 동안에도 우리의 관심을 끈 것은 O.J. 심슨(백인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었던 흑인 스포츠스타이자 배우―옮긴이)의 재판이었다.

그렇다. 인종주의는 우리가 아프리카인들의 생명을 귀중하게 여기기는 커녕 아프리카를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거부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그렇다. 우리는 확실히 쌔먼사 파워(Samantha Power)가 『끔찍한 문제: 미국과 인종학살의 시대』(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