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이명박정부, 이대로 5년을 갈 것인가

 

인터넷 광장에서 타오르는 촛불 이야기

아고라와 82cook네티즌이 말하다

 

 

이것이 아고라다

 

나명수 nastream@hanmail.net

아고라 닉네임•권태로운 창

 

나의 이름은 아고라. 나는 21세기의 새로운 시민민주주의다. 나는 용광로다. 끓어넘치는 열망과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차가운 이성의 칼날이다. 십대 소녀의 호들갑과 순수한 감성이 노인의 콜록거리는 해소(咳嗽) 기침과 어울려 춤을 추는 세대의 결합이다. 카오스다. 화해할 수 없는 자들의 전쟁터다. 예쁘게 포장된 비밀이 존재할 수 없는 날것의 싱싱함이다. 아니다, 아니다. 나는 건방진 강물이다. 상선약수(上善若水)의 흐름이다. 깊이와 넓이를 알 수 없는 강물, 오직 부활의 바다에 도달하고자 하는 생명의 강물이다.

 

촛불소녀의 잔혹한 봄, 거리에 서다

할룽~ 저는 16살 중3 여학생. ^^* 겨우 16년밖에 못 살았어요. 어른들은 우리의 절망을 알까요? 광우병에 걸려 죽는다는 것이 괴담인가요? 초딩 5학년 내 동생은 벌써 일제고사 부활 때문에 걱정이에요. 엄마가 학원을 두군데나 더 보낸대요. 내 동생 정말 불쌍해요. 종일 책상에 앉아 초라하게 시들어가는 우리를 우열반으로 편가르기 하겠다며 협박하는 당신들은 이미 존경의 대상이 아니에요. 그렇게도 뉴타운 개발로 돈이 벌고 싶었군요. 양심은 이제 시궁창에 버렸겠군요. 제 오빠 안단테가 뿔난 거 아세요? 오빠는 어른들이 너무 미워서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운동 중이에요. 순식간에 150만명 이상이 서명했더군요. 그래도 아직 양심있는 어른들이 있다는 것에 좀 위안이 돼요. 근데 뭐? 안단테 오빠를 연행했다네요. 배후가 누구냐고 치매기 다분한 말을 순사 나으리께서 했답니다. 다행히도 많은 아줌마, 아저씨들께서 “내가 배후다, 내가 안단테다!” 하시며 애틋한 사랑을 듬뿍 보내주셨어요. 정말 고마워요. 우리 아직 죽지 않아도 되는 거지요? 우리 아직 희망을 가지고 촛불을 들어도 되는 거지요? 힘들지만 모두 힘내요. 아자아자, 파이팅! 며칠 전에 온 아고라 아빠의 짧은 글을 소개해드리면서 전 이만 갈게요. 이따가 촛불로 함께 만나요.

 

대통령 각하! 차라리 대운하를 하십시오. 우리 아이들이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인터넷 종량제, 의료보험 민영화는 우리 아이들을 죽이는 정책입니다.

아들아, 딸아. 정말 미안하다. 이런 세상에서 살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못난 아버지가

 

상상력의 소통, 이것이 우리의 무기다

청와대와 권력자들은 국민과 소통 없는 소통을 하겠다고 호들갑이지만 우리는 늘 열린 광장의 공간에서 만난다. 우리의 대화는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수평적 검증으로써 가부와 진위를 판별한다.‘조선일보 칭찬하기’운동의 예를 보겠다. 익명의 어떤 분이 왜곡과 과장, 축소보도를 일삼는 조중동의 폐해를 지적하며 조중동 폐간운동을 하자고 했다. 이에 다른 아고리언께서 “한놈만 패자, 한놈만!” 하며 논제를 집약했다. 순식간에 찬성의 추천과 댓글이 무수히 달리며 베스트 글이 되었다. 그러자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 다들 고민하기 시작했다. 오래전부터 해오던 안티조선운동의 결과를 볼 때, 이 운동이 현실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곤혹스런 부분이었다. 잠시 후 기발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글이 올라왔다.

 

신문의 자금은 광고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신문의 판매는 수익성이 낮으며, 판매부수로 인한 수익 창출은 거의 전무하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러므로 광고불매운동으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조선일보에 광고를 하는 기업에 전화를 하여 다음과 같이 정중하게 말합시다.

“조선일보에 광고를 계속 게재하신다면 귀사의 제품을 불매하겠으며, 이는 광고비까지 포함된 제품을 구매하는 우리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가능한 한 예의를 갖추시길 바라며 지속적인 항의에도 변화된 태도가 없다면, 당연히 그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합시다.

 

이러한 요지의 글이 올라오자 네티즌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합법적이고 충분히 실천 가능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검증은 끝났다. 82cook이나 마이클럽, 쌍코, 소울드레서, 장백 등 수많은 까페로 이 글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네티즌들은 즉각 실천에 들어갔으며 조중동에 광고를 낸 기업들은 바로 업무마비 수준의‘조류독감’에 시달려야 했다. 기업들은 처음에 대체로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고래 힘줄보다 질기다. 이미 질긴 놈이 이긴다는 철칙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속적인 네티즌의 요구와 불매운동 실천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농심은 사과광고까지 내야 했다. 광고주들은 광고계획을 철회했다. 어떤 기업은 예약한 광고비의 손실을 감수하고서 광고를 싣지 않았다. 조중동은 네티즌의 행동을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