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자카리아 무함마드 『우리는 새벽까지 말이 서성이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강 2020

나의 환상과 타자의 시

 

 

신용목 愼鏞穆

시인 978897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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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광주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에 참가한 자카리아 무함마드(Zakaria Muhammad)는 수수하고 검소한 성품과 무관하게 그 은빛 머리와 콧수염 때문에 어디서든 쉽게 눈에 띄었다. 낮에는 공식일정이, 저녁엔 뒤이은 연회가 있어 일주일 동안 그를 따로 만날 일은 거의 없었다. 어쩌다 조식 때 먼저 식사를 끝낸 자카리아가 커피잔을 앞에 놓고 고요하게 창밖을 보고 있는 모습을 마주칠 뿐이었다. 공식적인 자리엔 통역이 있었고 사석에선 이 책의 옮긴이이기도 한 오수연 소설가가 통역 겸 안내자 역할을 했지만, 아침 시간만큼은 예외였다. 전날 행사에서 보았던 차분하지만 격정이 느껴진 자카리아의 낭독을 핑계로, 하루는 그의 아침 사색을 방해하더라도 인사를 나누고 싶었다. 그의 시에 대한 경외심이 묘한 호기심으로 변했던 터라 무례를 무릅쓰고 다가갔다.

친절하게 앞자리를 허락한 자카리아는 배려심이 깊이 밴 말투로 팔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