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도발적이고 매력적인 제목이다. 어쩌면‘언어와 존재’혹은‘법과 생’같은 좀더 무거운 제목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말하는 입과 먹는 입’이라는 제목이 심각함을 덜어주는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말하는 것과 먹는 것의 장소적 일치로써 생과 그것에 마주선 언어·법·국가 사이의 뒤얽힌 관계를 단번에 암시하는 힘도 있다.
체계적이기보다는 구불구불한 길을 가는 이 책은 어떤 여정의 느낌을 준다. 여행을 끝낸 자가 그려주는 지도라기보다 자신이 머뭇거리고 배회하는 순간마저 독자를 동반하려는 자세를 보인다. 제1부 제목‘새로운 성좌를 찾아서’가 그렇듯이 저자는 자신의 사유의 서성거림을 성좌를 찾는 일로 묘사한다. 성좌라…… 별자리란 수직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간격을 가진 별들을 천구라는 가상의 평면에 놓는 일, 그리고 별들 사이의 관계를 정신에 그려내는 일을 통해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