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신인문학상

 

제7회 창비신인평론상 발표

우리 비평계를 이끌어갈 참신하고 역량있는 젊은 문학평론가를 발굴하기 위해 본사가 제정한 창비신인평론상의 제7회 당선작이 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선정되었음을 알립니다. 시상식은 11월 17일(금) 오후 6시 프레스쎈터 국제회의장에서 만해문학상·백석문학상·신동엽창작기금·창비신인소설상과 함께 열립니다.

당선자  서영인

당선작  「피안과 현실, 절망과 환상이 관계맺는 방식-최인석론」

 

 

2000년 10월

(주)창작과비평사

 

 

 

 

심사평

 

 

이번 심사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약간 방식을 달리했다. 그동안 나누어 진행해온 예심과 본심을 통합하여 심사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심사위원 모두가 먼저 응모작 전체를 개별적으로 검토하고 각자 선별해온 작품을 집중 논의하여 당선작을 결정하기로 하였다.

10월 13일 1차 모임에서 선별된 응모작을 가지고 의견을 교환한 세 사람은 「훼손된 몸의 언어들」(이진) 「현실의 초월, 초월의 현실성」(소영현) 그리고 「피안과 현실, 절망과 환상이 관계맺는 방식」(서영인) 세 편을 각자 다시 검토하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다. 최종심사는 10월 15일 이루어졌다.

소영현의 「현실의 초월, 초월의 현실성」은 다소 대조되는 문학적 성향으로 간주되기 쉬운 신경숙과 은희경의 문학세계를 근원 혹은 출발점부터 나름대로 깊이있게 탐색하여 그 유사성과 공통성을 ‘생에 대한 낭만적 태도’로 규정, 그 선상에서 두 작가의 소설적 대응방식을 규명함으로써 상당한 성과를 얻어냈다. 그러나 문학적 성취에 대한 엄정한 평가를 동반하지 못한 채 작품을 해석의 대상으로 끌고가버린 점이나 두 작가의 작품 분석이 질적으로 불균형을 보이는 점이 흠으로 지적되었다.

최종적으로 경합을 벌인 것은 서영인과 이진이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작년에도 본심에 올랐거니와, 또한 각각의 장점과 단점이 서로 교차되는 다소 대조적인 면모를 보여주어 심사위원들간에도 약간의 의견차가 있었다. 이진의 「훼손된 몸의 언어들」은 90년대 들어 역사적 흐름과 단절되어가는 시적 경향에 맞서 ‘광주’의 현재성을 문제삼은 황지우·김태동의 시세계를 탐색한 글이다. 무엇보다 거침없이 자기 목소리를 밀고나가는 패기가 돋보였고 문제의식 또한 건강했으나, 불명료한 현학적인 개념과 서술들이 자주 눈에 띄고 정치한 분석력이 뒷받침되지 못해 불안한 느낌을 주었다.

최인석의 연작소설집 『아름다운 나의 귀신』을 다룬 서영인의 「피안과 현실, 절망과 환상이 관계맺는 방식」은 그 점에서 치밀하고 안정적이었다. 탄탄한 문장과 견고한 논리로 직조되어 힘이 있으면서도 자연스런 공감을 유도하는 내용전개가 응모작 중 단연 도드라졌다. 심사위원들은 성급하게 자기 주견을 내걸거나 치밀하지 않은 개념이나 논리로 무리하게 내용을 전개한 대개의 응모작과는 달리, 한 작가의 작품집을 치밀하게 읽어내 작품 내적 분석 자체로 야문 열매를 맺어내는 수완과 역량에 높은 점수를 주어 서영인의 글을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당선자의 내실있는 평필에 큰 안목과 패기있는 목소리가 함께 실려 활기찬 활동을 펼쳐나가기를 바라며 나머지 분들의 지속적인 정진 또한 기대한다.    

〔金思寅 金英姬 林奎燦〕

 

 

110-296
서영인 (徐榮姻)
1971년 울산 출생.
경북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현재 경북대 강사.

 

 

 

수상소감

 

 

부족한 공부와 좁은 시야를 절감하며 어렵게 쓴 글이다. 그런만큼 기쁘지만 한편으로 부끄럽고 두렵다. 기대가 무거운 자리인데 올바르고 건실하게 몫을 다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작품을 거스르거나 억압하지 않는 비평, 그러나 그 글이 언제 어디서 씌어지는지가 늘 생생한 글을 쓰고 싶다는 희망으로 다짐의 말을 대신한다.

고마운 분들이 많다. 가르치고 이끌어주신 여러 선생님들, 문학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 앉는 법을 가르쳐주신 선배님, 함께 부대끼며 여기까지 온 동료들. 그리고 믿고 지켜봐주신 부모님께 작은 보람이라도 전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기쁘다. 이 작은 출발의 절반은 이 분들의 몫이다.

부족한 글에 관심 가져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내가 이만큼이라도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어깨를 빌려준 작가분들께도 지면으로나마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