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조각난 시의 얼굴

임선기 시집 『호주머니 속의 시』, 문학과지성사 2006

 

 

강경석 姜敬錫

문학평론가 netka@paran.com

 

 

임선기(林善起)의 『호주머니 속의 시』는 사물의 생리를 노래하기보다 그 사물을 대하는 시적 화자의 태도를 시화(詩化)한 시집이다. 형식이나 방법을 자기 시의 주제로 직접 운반한 작품들은 종종 있었지만 이처럼 시적 화자의 태도를 주된 관심사로 두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런데 이 시집은 그 가운데서도 남다른 면이 있다. 그것은 예의 ‘태도’가 지닌 개성 때문이다. 화자는 작품 안에서 유사종교적 긴장을 팽팽히 유지하며 만상(萬象)을 우러른다. 별, 나무, 하늘 등의 상향 소재가 사색적으로 배치된 것 또한 그렇거니와 나무가 아름다운 이유를 “아무도 모르는 깊이가 있기 때문”이라거나 “그 깊이 속에 우리가 아직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나무를 우러르며」)이라고 설명하는 대목 등에서 그것은 특히 두드러진다. 물론 사물과 세계를 대하는 종교적 태도가 작품의 수준을 곧바로 끌어올리지는 못할 뿐 아니라 시사(詩史)의 전통 속에서 그런 경향은 이미 낯익은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요소가 이 시집에 남다른 의미를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