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화는 산과 물이 있는 경관을 그린 그림이다. 산수화는 표면적으로 가장 순수해 보이는 그림 장르이다. 아름다운 산천을 화폭에 옮긴 산수화는 그림을 보는 사람들의 미적 만족을 위해 그려진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산수화에는 그림을 그린 화가와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한 인물의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산수화가 만든 세계』는 책의 제목처럼 산수화가 사람들이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어나갔는지를 알려준다. 저자는 “그림 속의 산수가 실제 산수 자연, 즉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13면)고 주장하면서 ‘가치중립적이지 않은’ 산수화가 지닌 기능과 역할을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하였다.
저자의 주장에 의하면 산수화는 아름다운 자연을 그대로 재현한 그림이 결코 아니다. 남송시대의 저명한 성리학자인 주희(朱熹)는 유학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서원(書院)이 있는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