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존 카디너 『미움받는 식물들』, 윌북 2022

인간의 시야 바깥에서

 

 

임정균 林貞均

문학평론가 wolverine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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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블랙홀의 실제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영화 「인터스텔라」(2014)가 다시금 주목받았다. 영화를 다시 보며 현실을 빼닮은 블랙홀의 모습에는 새삼 경이를 느꼈지만, 어째서인지 더스트볼(Dust Bowl, 1930년대 미국 대평원을 휩쓸었던 모래폭풍)을 재현했다는 영화 속 재앙의 풍경은 현실의 스펙터클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아 있는 당시의 사진과 영상을 본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느낄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 쿠퍼와 브랜드 교수의 낙관적인 대화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섬뜩함을 느꼈다. “해결책을 찾겠죠. 늘 그래왔듯이.” “지구가 우리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 덕이었지.” 이 뿌리 깊은 인간 중심의 자연관과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의 부재. 기후위기의 여파를 날마다 체감하게 되는 요즘, 영화 속 디스토피아적 세계가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는 건 조금 다른 의미로 무서운 일이다.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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