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문재인정부와 시대전환

 

지금 바로 경제적 전환을 시작하자

 

 

전성인 全聖寅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저서로 『화폐와 신용의 경제학』 『경제학원론』(공저) 등이 있음. junsijun@gmail.com

 

 

JTBC가 최순실의 태블릿 PC를 입수해 단독보도한 지 장장 7개월 반이 흘렀다. 장미 대선은 예상대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文在寅) 후보의 당선으로 막을 내렸다. 이제는 그동안 미뤄둔 각종 정책과제를 풀어나갈 때다. 역사적으로 보면 1987년 6월항쟁을 통해 만들어낸 소위 ‘87년체제’를 새롭게 정비하여 ‘17년체제’를 정착시켜야 할 때다. 이하에서는 대선 이후의 과제를 경제정책의 관점에서 검토해보기로 한다.

 

 

1. 현실과 전망

 

경제현실은 암울하다. 비록 올해 들어 외부 경제 여건의 호전에 힘입어 수출 등 해외수요와 연관된 생산이 부분적으로 활성화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한국경제는 노화(老化) 현상을 보이고 있다. 당연하다. 인구 자체가 급속하게 노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세부터 64세까지의 인구를 보통 생산가능인구라고 한다. 이 수치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올해 그 증가율이 음수로 떨어진다. 그리고 인구추계 수치가 나와 있는 2065년까지 계속 음수다. 절대적 인구수로 보면 현재 약 3700만명인 생산가능인구는 2065년에 약 2천만명까지 떨어진다. 거의 반토막이 나는 것이다. 반대로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 현재 700만명에서 2065년에는 약 1800만명으로 증가하게 된다. 두배가 넘는 셈이다. 2065년에는 노령인구 숫자가 전체 생산가능인구의 90%에 육박하게 된다.

노령화는 정치 및 경제적인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선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노령화는 인구 혹은 노동력이라는 매우 원초적인 생산요소의 공급을 감소시킨다. 주지하듯이 생산은 노동과 자본이 특정한 생산기술과 결합하여 이루어진다. 따라서 자본과 생산기술 수준이 고정되어 있을 때 노동투입의 감소는 당연히 생산량의 감소를 초래한다.

이 단순한 명제의 함의는 그리 간단치 않다. 우선 잠재성장률이 하락한다. 잠재성장률 추계치는 자본증가율과 기술진보율에 대한 가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잠재성장률 그 자체가 하락할 것이라는 데는 조금도 이견이 없다. 한국은행과 KDI(한국개발연구원)의 공식 통계는 아직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3%대라고 보고 있지만,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미 2020년까지의 잠재성장률을 2%대로 예측하고 있고, 조만간 한국은행과 KDI도 이 수준으로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KDI는 2030년대까지 1%대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두번째 함의는 연금 파탄이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회계적으로 정당하지 않다. 즉 모든 국민연금 가입자가 자신이 낸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찾아 간다. 평균적인 이자율까지 다 감안해도 그렇다는 말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구조가 가능할까? 두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후속세대가 더 부자거나, 아니면 머릿수가 더 많거나.

그동안 우리나라는 매우 행복하게도 이 두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었다. IMF 외환위기 이전에 5%의 실질성장률은 오히려 낮은 편에 속했던 적이 많았고,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서도 개인들의 실질소득은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였다. 그러나 최근 10년 동안 경제 전체의 성장률도 많이 가라앉았고, 개인소득은 특히 정체현상을 보였다. 이제 우리 개인들은 더이상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앞에서 살펴본 인구구조의 변화는 두번째 조건도 충족되지 않으리란 것을 잘 보여준다. 생산계층의 인구는 감소하고 은퇴계층의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후속세대의 머릿수가 상대적으로 더 많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적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설사 후속세대가 약간 잘살게 되더라도 급증하는 노령인구의 부담을 무리 없이 해소할 수는 없다. 그 결과가 연금 파탄이다.

노령화는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큰 함의를 갖는다. 이번 대선의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로 많은 선거 전문가들은 ‘이념이나 지역성에 종속된 투표보다는 세대성을 반영하는 투표성향이 현저하게 강화되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실제로 대선 전의 여론조사 수치를 보면 60대 이상의 투표 성향은 그 아래 세대의 투표성향과 확연하게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60세 이상 세대는 우리나라 정치지형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세대로 매우 오랫동안 군림할 가능성이 크다. 인구학적으로 보면 2023년이면 55세 이상 인구가 18세 이상 인구의 절반을 넘어선다. 현재 유권자는 19세 이상이지만 설사 앞으로 그 하한이 18세로 낮아진다고 해도 단순히 유권자를 후보별로 줄 세우는 대통령선거에서 노령인구가 보유할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다.

노령화의 함의는 정치적 함의와 경제적 효과를 합칠 때 더욱 암울해진다. 먹을 것을 만들어낼 세대는 줄어드는데 그 줄어드는 생

저자의 다른 글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