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평

 

지식인의 존재의미를 묻는 상소문

연극 「시골선비 조남명」

 

 

김중식 金重植

시인, 경향신문 기자 uyou@kyunghyang.com

 

 

연극에 대한 ‘리뷰’는 연극성을 배반한다. 연극이란 현장예술, 그러니까 복제예술과는 다르게 별똥별처럼, ‘리플레이’ 없이 단 한번의 빛을 보여주고 사라지는 라이브 공연물이다. 결국 연극은 뭔가 보여준 배우 등 연극인 및 뭔가 본 관객의 기억과 살(肉) 속에 살아 있다가 그들의 생물학적 수명이 다하는 날 지구상에서 함께 사라지는 소멸의 장르인 것이다.

이러할진대 ‘연극 다시 보기’는 연목구어(緣木求魚) 또는 같은 물에 손씻기다. 나무에 올라가 어찌 물고기를 잡을 것이요, 물이 흘러갔는데 어찌 같은 물에 손을 담글 수 있나. 연극의 9할 이상은 마지막날 마지막회 공연을 끝으로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는데 그 연극을 다시 보자는 것은, 음반을 남기지 못한 조선 명창의 소리에 대해 ‘리뷰’를 하는 격이다. 연극 리뷰란 허공에서 무(無)잡기놀이라고 할까. 하지만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시골선비 조남명」(작·연출 이윤택)은 관심있는 독자들에게는 관극(觀劇)의 기회가 더 있을 터이므로 ‘리뷰’가 덜 쑥스러우리라.

「시골선비 조남명」은 본래 경남 산청군과 남명학연구원의 제작지원을 받아 야외공연으로 제작된, 2001년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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