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평
진실은 구체적이다
쎄바스띠앙 쌀가도 사진전
진동선 陳東善
사진평론가, 현대사진연구소장 sabids@hanmail.net
오늘의 사진은 더이상 진실의 증언자가 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더이상 정의의 대변자도 아니고, 시대의 목격자도 아니다. 사람들은 사진에서 과거와 같은 진실과 정의의 사도로서의 강한 믿음과 신탁을 철회한 지 오래다. 이제 사진은 가볍게, 아주 가볍게 마음에 들 때까지 찍고 지우는 즐김과 유희의 대상이거나, 자신의 모습을 편집하는 도구일 뿐이다. 사진이 왜 이렇게까지 변모했는지 묻는 것은 다소 무의미하다. 이러한 변모나 변모의 이유가 부정적인지 긍정적인지를 따져묻는 것들은 이 시대에 의미가 없다. 어떤 경우도 그 원인이 디지털카메라 때문이라거나 동영상 비디오 때문이라거나 인터넷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은 대답이 아니다. 사진을 변화시킨 것은 시대이고, 시대가 우리의 주체도구를 변화시킨 것이다. 사진에 대한 인식방식, 표현방식, 의미방식을 바꾼 것은 우리이다. 우리가 사진으로부터 진실의 믿음과 정의의 신탁을 철회하고 박탈했다. 참이 무용해진 세상이므로.
[caption id=”attachment_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