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의미로, 그러나 결국은 같은 의미로, 건축가들에게도 영원한 숙제이다. 집은 우리가 갖는 최소의 사회적 공간이면서 최대의 개인적 공간이기도 하다. 집은 인생에서 경험하게 되는 최초의 외부 공간이면서 또 마지막 이승의 공간이다. 물론 요즘은 둘 다 병원일 때도 많지만, 그렇다고 집이 소멸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 때문에 병원의 집다움에 대해서 연구한다. 건축가라면 대학에 들어와 배우는 최초의 실습과제가 집이지만, 어떠한 원로 건축가도 주택의 설계를 만만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집은 하나가 아니다. 한 가족이라고 할지라도, 아버지의 집이 다르고 어머니의 집이 다르며 아이들의 집과 할아버지의 집 역시 다르다. 집은 서민들에게 중산층으로 올라서는 목표지점이고, 중산층에게는 더 많은 재화를 생산할 수 있는 재테크의 수단이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지어지는 모든 건축물의 총량 가운데 절반이 아파트로 대표되는 집이다(그러나 이것은 모든 나라에서 공통적인 현상은 아니다. 일간지에 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