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과 현장

 

참여정부의 ‘좌파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유종일 柳鍾一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경제학. 저서로 External Liberalization in Asia, PostSocialist Europe, and Brazil(공저)등, 논문으로 「노사관계 변화의 정치경제학」 등이 있음. jyou@kdischool.ac.kr

 

 

1.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5·31 지방선거는 집권여당에게 사상 초유의 처절한 패배를 안겨주었다. 말이 지방선거지 실제로는 참여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였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국민의 평가는 한마디로 F학점이었다. 7·26 재보궐선거는 더욱 극명하게 참여정부에 대한 민심의 향배를 보여주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주역 조순형 전 의원이 서울 성북을에서 44%의 득표율로, 지난해부터 파죽지세로 재보궐선거를 싹쓸이하던 한나라당의 후보를 이겼을뿐더러 전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인 여당 후보는 겨우 9%를 얻는 데 그친 것이다.

참여정부가 이렇게 참담한 평가를 받은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경제가 신통치 않다는 것, 특히 대다수 서민들의 생활형편이 어렵다는 것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음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이것만으로 민심이반의 전모를 설명할 수는 없다. 경제지표상으로 볼 때 지금이 IMF위기처럼 최악의 상황도 아닌데 선거결과는 너무나 참혹하다.

이러한 의문에 답을 해줄 열쇠가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말 속에 있다. 노대통령이 지난 3월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서 참여정부의 성격을 규정하면서 만들어낸 신조어다. 형용모순이요 어불성설이라 할 이 말에 노대통령은“이론적 틀 안에 자꾸 현실을 집어넣으려 하지 말고, 현실을 해결하는 해법에 좌파든 우파든 열쇠로 써먹을 수 있”다는 설명을 달았다. 떵 샤오핑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과 같은 것이라는 말이다. 진보적 언론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말로는 진보와 좌파인 양했지만, 실제 정책에서는 신자유주의적 노선이 줄기차게 관철되어왔다. (…)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이 가치충돌의 용어는 결국 말로 내세우는 것들과 실제 추진되는 정책 사이의 극명한 모순, 참여정부 국정철학의 혼돈을 압축해서 웅변하고 있다”는 『경향신문』 3월 25일자 사설이 대표적인 예다.

말은 ‘좌파’로 하고 행동은 ‘신자유주의’로 한 결과 참여정부 경제정책은 ‘정책혼선’을 가장 큰 특징으로 하게 되었다.이는 무게감 없는 예스맨을 중용하는 인사와 더불어 ‘아마추어정권’ ‘무능정권’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또한 ‘좌파 신자유주의’적 정책노선은 한나라당에 대한 대연정 제안과 함께 개혁과 진보를 기대했던 지지세력이 실망하고 돌아서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한미FTA추진에 공개적으로 반대하여 언론과 세간의 관심을 사고 있는 이정우(李廷雨)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정태인(鄭太仁) 전 비서관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지만 많은 이들이 그들보다 먼저 좌절하고 돌아섰다. 그렇다고 보수파나 기득권층의 정권에 대한 반감이 누그러진 것도 아니다. 정책은 신자유주의라도 말은 좌파로 하면서 이들의 불안감과 적대감을 고조시킨 탓이다.

이 글에서는 참여정부의 ‘좌파 신자유주의’경제정책이 어떻게 전개되었고 어떠한 결과를 낳았는지 살펴본다. 우선 전반적인 경제운영 성과를 거시적으로 평가한 후 분야별로 분배와 개혁이 실종되고 보수적인 정책기조가 등장하는 과정을 짚어본다. 마지막으로는 진보적 개혁정권이라고 믿었던 참여정부가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논의해보고자 한다.

 

 

2. 참여정부의 초라한 경제성적표

 

참여정부의 경제성적은 초라하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집권 3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3.9%에 그치고 말았다. 이는 5% 내외로 평가되는 잠재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1 저조한 성장은 곧 국민생활의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불과 연평균 2.8%에 머물렀고, 취업자 증가율은 겨우 연평균 1.0%를 기록했다. 그 결과 실업률은 2002년 3.3%에서 2005년 3.7%로 증가했고, 특히 15세에서 24세 사이의 청년실업률은 동기간에 8.5%에서 10.2%로 늘어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좀 나아지나 했더니 최근에 다시 김이 빠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두 가지 변명을 한다. 하나는 김대중정부가 조장한

  1. 잠재성장률은 경기가 과열되지도 침체되지도 않은 완전고용상태를 유지할 때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일컫는 것으로서 여러 기관에서 전망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한국개발연구원의 전망에 따르면 2003~2007년 기간에 낙관적인 씨나리오의 경우 5.4%, 비관적인 씨나리오의 경우 4.8%라고 한다(한진희·최경수·김동석·임경묵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 전망: 2003~2012』, 한국개발연구원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