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박

1983년 출생. 2012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이해할 차례이다』 『아름답습니까』가 있음.

aroma-mean@hanmail.net

 

 

 

치마

 

 

짧게

짧게

짧게

 

예컨대 윤복희의 미니스커트처럼 억압을 통념을 벗어던지듯

짧게

쓰라고 한다면 쓸 수 있습니다

답답해

답답해서라도 짧게 쓸 것입니다

 

당신도 들었지요?

빨랫줄 아래 군인들

무력과 미신의 충돌

터메인이 걸려 있는 빨랫줄 아래에서 “심상치 않는 것이 있”는 듯 “확실히 무언가 있”는 듯 어떤 “힘” 앞에 “맴도는”1 군인들

아래를 지나면 남성성을 잃는다나?

 

미얀마의 여자들이 치마로 바리케이드를 만든 것을 듣고

행주산성의 여자들이 치마에 돌을 날랐던 것이 생각났죠

아들을 낳기 위해 치마바위에서 기도를 올린 여자들도요

 

독실함

어떤 것에 독실해지는 걸까요

밤마다

  1. 문정희 「치마」(『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민음사 2004)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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