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타는 혀’의 칼날

이명원 비평집 『타는 혀』, 새움 2000

 

 

임규찬 林奎燦

문학평론가

 

 

때로 글보다는 사람 자체를 먼저 만나는 경우가 있다. 내게 ‘이명원(李明元)’이란 이름도 그러했다. 이런저런 풍문이나 신문기사, 인터넷상의 자유게시판에서 말이 만들어낸 사람으로 그를 먼저 만났던 것이다. 그러다 최근 ‘한 젊은 평론가의 대학원 자퇴이유서’란 부제가 붙은 「꿇고 사느니 서서 죽겠다」는 『말』지의 글을 보게 되었다. 표절시비에 관한 논문 발표로부터 시작하여 대학원 내에서 교수와 대학원생 간에 벌어진 일련의 사태에 대한 고백은 마음을 착잡하게 했다. 그래서 나는 그의 비평집 『타는 혀』를 읽게 되었다. 최근의 사건이 갑작스럽게 표출된 우발적 행위가 아니라 이미 오랫동안 번민하며 결정한 ‘독립적 지식인’으로서의 자기 길찾기였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어쨌든 이 자리는 책이 주인공인지라 ‘이명원 사건’의 진원이 되는 「김윤식 비평에 나타난 ‘현해탄 콤플렉스’ 비판」을 중심으로 ‘화제’가 아닌 ‘서평’의 말머리를 열고자 한다. 이 글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을 간략히 정리하면 이렇다. ①  『한국근대소설사 연구』(이하 『연구』)의 2장, 4장만을 염두에 두고 말한다면 이 글들은 카라따니 코오진(柄谷行人)의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이하 『기원』)의 압도적인 영향력 아래 씌어진 것이다. ② 아니 한마디로 말하면 표절 혹은 번안에 가깝다. 더구나 코오진의 역사적 문맥과 가치개념을 사상함으로써 기계적인 표절에 불과하여 ‘현해탄 콤플렉스’에 김윤식 자신이 함몰되고 만 것이다.

이러한 분석과 주장에 대해 나는 ①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수긍하지만 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