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가을이 되면 한국 성인의 평균 독서량과 독서시간이 턱없이 적음을 개탄하는 기사를 종종 볼 수 있다. 독서의 계절인 동시에 노벨(문학)상 발표가 겹치는 시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지적의 적절함 여부는 미뤄두더라도, 우리 주변에 책을 읽는 사람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아는 것이 많은 사람들은 넘쳐나고 있다. 정치, 예술, 경제, 과학 등 온갖 분야를 망라한 지식 ‘고수’가 그들이다. 과거에는 특별한 지식을 가진 이른바 전문가만이 답할 수 있던 질문에 대해서도 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답해준다. 광고성 블로그나 대형 포털이 제공하는 지식인 서비스의 황당한 답변들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한때 ‘정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었던 인터넷 안의 콘텐츠들이 이제 정말 지식이 되어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