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튤립, 자본주의 광기의 꽃

M. 대시 『튤립, 그 아름다움과 투기의 역사』, 지호 2002

 

 

주경철 朱京哲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joukc@snu.ac.kr

 

 

네덜란드는 최근에 히딩크 감독과 월드컵 축구 때문에 온 국민의 열화와 같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사실 이미 오래 전에 우리의 주목을 받았어야 마땅한 나라이다. 우리가 서양을 공부할 때 으레 마음에 두는 나라는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 같은 ‘큰 나라들’뿐이었다. 우리도 언젠가 그 나라들처럼 초강대국의 반열에 오르고 ‘세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만 사실 우리가 진지하게 탐구해보아야 할 나라는 네덜란드와 같이 작지만 강하고 행복한 나라, 강대국들 사이에서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나라일지도 모른다.

네덜란드는 근대 서구세계의 선두주자였다. 종교적 관용과 시민적 자유에 가장 먼저 눈뜬 나라였고, 일찍이 농업·공업·국제무역·금융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다른 나라들을 압도한 선진 자본주의 국가였다. 그렇지만 가장 앞선 국가였기 때문에 또한 가장 먼저 근대사의 병폐를 겪었던 나라이기도 하다. 마이크 대시(Mike D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