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티머시 미첼 『탄소 민주주의』, 생각비행 2017

치열한 전장으로서의 에너지 민주주의

 

 

구준모 具晙謨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집행위원 salaitda@gmail.com

 

 

177_439에너지와 민주주의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공사 재개를 권고하고 정부가 이를 따르기로 한 것을 두고 바람직한 숙의민주주의의 실험이자 사회갈등 해결의 모범 사례라는 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과연 그런가? 이해관계자 연합이 설파한 경제적 손실 논리가 힘을 얻었고, 에너지 전환은 바람직하지만 당장 추진하지는 않아도 되는 일이 되었다. 공론화위원회는 3개월의 운영 끝에 해산하고 결정의 정치적 책임은 공중으로 사라지는 중이다. 민주주의란 무엇이고, 에너지 문제와 결합할 수 있는 낱말일까?

올 여름 출간된 『탄소 민주주의: 화석연료 시대의 정치권력』(Carbon Democracy: Political Power in the Age of Oil, 2011,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옮김)은 이러한 질문에 약간의 힌트를 제공한다. 저자 티머시 미첼(Timothy Mitchell)은 화석연료, 특히 석유를 중심으로 현대 민주주의의 가능성과 한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조망한다. 그는 중동의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