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한반도에서 가장 익숙한 단어다. 그러나 평화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은 빈곤하다. 왜 그럴까? 그동안 한반도의 역사에서 안보의 시대는 너무 길었고, 평화의 미래는 너무 멀어 보였다. 어쩌면 상상력의 빈곤은 전쟁과 냉전시대가 그어놓은 금지선 때문일지도 모른다. 구갑우(具甲祐)의 저서 『비판적 평화연구와 한반도』는 선을 넘었다. 그래서 구체적인 부분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틀의 제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분단시대가 설정해놓은 안보담론의 경계를 넘어서, 평화담론을 본격적으로 펼쳐 보인다. 북핵문제가 산을 하나씩 넘고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평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