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강

1971년 대전 출생. 상명대 국문과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kkori71@naver.com

 

 

제6회 창비신인시인상 당선작

푸른 꽃

 

 

1

 

점자처럼 두둘두둘, 지문으로 만져줄게요

서투른 척 해드릴까요

깨물어드릴까요

도시 냄새, 하얗게 질리겠어요

내일은 당신 아버지와 이 숨막히는 통사를 써볼까 해요

통사는 밤으로 흐르고 우리는 고독하니까

참을 수 없는 불면의 생 어딘가에서 멋지게 뒹굴어봐요

질척거리는 입술, 말라죽을 때까지

 

당신만 모르죠

우리가 함께 저지른 아름다운 불경죄,

난 선생님 곁에 누워 선생님의 아내를 가졌어요

우리가 낳은 불순한 아이를

당신은 목숨 바쳐 섬기게 될 거예요

그게 평등이랍니다

 

또,

침 뱉으시게요?

 

가슴을 까발릴까요

뒤통수에 달린 음부를 보여드릴까요

별로 가진 것도 없는데

침 뱉으시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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