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평

 

성장소설 대 청소년소설 논쟁에 부쳐

풍문 속의 ‘청소년문학’

 

 

조은숙 趙銀淑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 춘천교대 국어교육과 교수

 

 

‘문학’은 그 앞에 어떤 수식어가 놓이든 그것에 저항한다. 본격, 순수, 참여, 민족, 여성, 생태…… 그 어떤 숭고한 가치를 가진 말들이 한정하려 하더라도 문학은 언제나 그러한 의도로부터 빠져나가거나 변성되어버린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지금 우리 앞에 막 도착한‘청소년문학’을 바라보는 시선에 격려와 찬사뿐 아니라 우려와 의혹이 섞여드는 것은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벌써부터 청소년문학을 둘러싸고‘청소년’을 잊어버려야 진정한 청소년문학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역설의 전언들이 쏟아져나오는 형편이다. 그러나 우리는, 문학이 스스로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문학은 언제 어디에나 편재(遍在)하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문학이라는 분할의 장이 새삼스럽게 요청되고, 청소년들의 삶과 경험, 욕망과 목소리를 담아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청소년문학은 여러 풍문과 엇갈리는 견해 속에서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한 담론적 실천의 전략지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문학’은 사전에도 등재되지 않은 신조어이며, 범주와 용례가 끊임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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