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영의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엄마와 딸의 공동 회고록』은 애증의 대상이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결코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어머니라는 모순을 직시하면서 “엄마에 대한 모름을 앎으로 바꾸기 위해 시작”(7면)된 기록이다. 전작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라이프앤페이지 2020)에서 자전적 이야기를 통해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 집이 여성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풀어낸 바가 이 책의 토대가 되었을 터이다. “집이라는 ‘물리적 장소’ 안에서 여성의 ‘상징적 자리’를 가늠해보려는 어설픈 시도”(『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218면)를 딛고, 사회 내에서 여성성이 주조되어온 흔적과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