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미국이라는 우리의 난제
한반도 문제의 미국식 해법과 한국식 해법
아시아·태평양적 관점에서
마크 쎌던 Mark Selden
미국 코넬대학 교수. 사회학 및 역사학 전공. 웹싸이트 재팬포커스(www.japanfocus.org) 운영. 저서로 The Yenan Way in Revolutionary China (1971), War and State Terrorism (2003, 공저) 등이 있다. 이 글은 2006년 7월 방한한 필자가 본지의 요청에 따라 기고한 원고이며, 원제는 “The Future of Korea: An Asia-Pacific Perspective”이다. ms44@cornell.edu
ⓒ Mark Selden 2006 / 한국어판 ⓒ (주)창비 2006
1. 한반도 문제
‘한반도 문제’의 본질은 국제 언론과 몇몇 미국 대통령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북한의 핵무기개발 위협에 있는 것도, 북한에 불량정권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있는 것도 아니다. 핵심적인 문제는 한반도의 분단이다. 이는 수십년간의 일본 식민통치의 결과이자, 미국·소련의 한반도 분할과 한국전쟁에서 비롯되어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로 60년 이상 지속되어온 불완전한 성격의 독립이 남긴 유산이다. 이 글은 아시아태평양적·전지구적 틀에서 한반도 문제에 관해 숙고하고자 한다. 또한 핵심적인 갈등들을 해결하기 위한 가능한 조치들, 지역적·지구적 지지를 얻어야만 성공할 수 있는 해결책들을 검토한다. 한반도는 미소의 아시아 분할이 남긴 가장 위험한 유산, 즉 군사적 대치의 형태로 지속되는 끝없는 전쟁이라는 유산이다.
2. 한반도에 대한 두 가지 접근법
최근 수십년 동안 고강도 외교와 전략적 움직임의 와중에서 한반도 갈등을 해결하려는 두 가지 상반되는 접근법이 여러 싯점에서 출현했으며, 몇몇 관계자들은 두 접근법 사이를 오가거나 둘 사이에서 입장을 미세하게 조정하고 있다.
첫번째는 이 글을 쓰는 싯점에서 부시행정부가 선호하고 일본이 지원하는 입장으로, 북한정권의 불안정화와 붕괴를 강조한다. 이 입장은 아시아·태평양과 그밖의 지역에서 미국의 전략적 우월성에 기초한 틀에서 작동하는남한에 북한이 흡수될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 입장은 북한 핵무기개발 문제를 협상해왔던 이전의 노력들을 외면하면서 화폐위조와 밀수 혐의로 북한을 경제적·재정적·정치적으로 고립시킴으로써 정권의 목을 조르는 한편 북한을 향해 ‘민주주의’라는 기치를, 최근 몇년간 이라크에 재앙을 가져다준 바로 그 기치를 쳐들고 있다.
두번째는 노무현정부와 아마도 중국이 추구하는 입장으로, 군사적 긴장 완화, 경제적 지원, 경제개혁 촉진을 지향하며, 이를 통해 마침내 남북한의 경제적·사회적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정치적 통합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2000년 6·15공동선언에서 예견된 대로 이런 과정은 남북한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