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2007, 한국사회의 미래전략

 

한반도 환경문제와 남북환경공동체

 

 

손기웅 孫基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정치학과 객원교수. 저서로 『북한 환경개선 지원방안』 『남북환경공동체 형성방안』 『남북환경에너지협력 활성화전략 연구』 등이 있음. songw@kinu.or.kr

 

 

1. 한반도에서 환경문제의 의미

 

환경오염과 파괴, 그리고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은 오늘날 전지구적 현실이며 남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극심한 산림파괴, 두만강 및 압록강의 오염 등으로 북한의 환경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북한의 경제가 회생되어 산업을 제대로 가동할 경우, 특히 주요 에너지원인 석탄을 대규모로 사용한다면 그 환경적 피해는 더욱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북한 환경문제의 일차적이고 직접적인 원인은 북한식 사회주의체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와 북한당국의 정책 실패에 있다. 환경보호를 위한 개인적 동기부여의 부재, 환경보호에 우선하는 생산할당량 수립, 시장기제 및 시장가격 부재에 따른 환경자원의 효율적 사용 유인의 결여, 폐쇄적 경제운영의 결과 환경관련 기술 및 인력의 국제적 교류·협력으로부터의 소외, 경제력 약화로 환경분야 투자여력의 부족, 환경관리조직의 경직성, 환경관련 NGO의 부재 등 사회 전반적인 환경의식의 결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국가 차원에서 무리하게 추진한 중공업화, 4대 군사노선에 기반한 군사화, 무분별한 다락밭 건설 및 간석지 개간 같은 주요 정책들도 환경파괴의 주된 원인이다.

한편 한국도 구조적인 환경문제를 안고 있다. 산업화과정에서 급속한 공업화를 추진하면서 환경은 부차적인 것으로 인식되었고, 경제의 양적 성장 밑에서 환경문제는 날로 심각해져갔다. 특히 중화학공업 집중 육성이 불러온 사회구조적 변화는 산업화와 도시화의 다양한 문제로 이어졌으며, 성장위주의 정책은 대기·수질오염 등을 전국으로 확대·재생산했다. 동시에 도시화로 인한 생활오염이 가속화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그럼에도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은 90년대에 들어서야 전반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구조적인 접근은 여전히 제한적이어서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물론,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환경문제의 개선은 절실한 과제가 되었다.

이처럼 환경분야는 남북한 사이의 이념적, 정치적, 경제적, 사회·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상호 공동행동을 통한 교류·협력의 무대가 될 수 있다. 한반도가 남북한 주민과 그 후세들이 살아갈 유일한 삶의 터전이므로, 한반도 환경을 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남북한이 정치적 통일 여부와 관계없이 상호 교류·협력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밖에도 환경분야에서 남북한 교류·협력의 가능성이 높은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첫째, 환경문제에 대한 상호협력은 정치·군사적 혹은 경제적 차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제로썸’(zero-sum)이 아니라 ‘포지티브썸’(positive-sum)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한반도의 환경문제는 지역에 따른 정도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체제와 이념을 초월한 공통의 문제이며, 따라서 남북한이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서로 협력할 때 그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나 월경성 대기오염에 의한 산성비 같은 문제는 남북 어느 한쪽만이 대처할 사안이 아니다. 셋째, 환경문제는 향후 국제경제질서를 재편할 전지구적 문제이다. 기후변화협약 등 국제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남북이 이에 공동 대응하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넷째, 경제력과 기술력, 체제내적 역량에 비추어볼 때 현재 북한은 환경문제를 자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제공하고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데는 남북한 경제공동체 건설구상에 입각하여 상호교류·협력을 추구하는 한국이 가장 적합하다.

이같이 환경분야에서 남북한 교류·협력은 이념·체제의 차이와 갈등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라는 삶의 터전을 질적으로 개선하려는 서로의 이해에 부합한다. 동일한 생태공간, 생태축으로 연결된 한반도에서 남북한이 함께 노력한다면 그 씨너지효과는 대단할 것이다. 또한 정부뿐 아니라 민간 차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학계, NGO들과 연계해나간다면, 이는 남북한 관계개선의 선도적인 촉매제가 될 수 있다.

 

 

2. 남북환경공동체는 무엇인가

 

통일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사회 각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확대해감으로써 남북의 동질성을 회복해나갈 때 통일과정에서의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한반도의 잠재적 역량은 최대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통일의 전 단계로서 민족공동체의 형성이 가장 바람직한 징검다리이자 필수조건이다. 남북간의 이질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별 공동체의 형성이 요구되며, 이는 서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에서부터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경공동체가 바로 이런 분야이다. 현재 남북한은 동일한 환경공간에서 살고 있고, 각각의 환경문제 외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의 환경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환경공동체는 환경분야에서 남북간 교류·협력의 물꼬를 트고 추가적인 환경협력사업을 개발·시행함으로써 상호신뢰를 구축하고 공동이익의 범위를 넓혀 남북간 환경교류·협력이 안정적으로 발전되는 제도적인 상황으로 정의될 수 있다. 남북환경공동체 형성의 목적은 남북이 각각 지니고 있는 환경능력을 통합하여 한반도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상호간 공동이익을 창출하고 신뢰를 증진하여 남북관계의 틀을 새롭게 구축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체제와 제도를 전제하면서도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되는 환경분야의 교류·협력을 확대함으로써 남북한의 제도·질서가 질적 변화를 이루고 그 기반 위에서 남북 주민들이 함께 인간다운 삶을 형성해나가는 과정으로 남북환경공동체를 파악하는 것이다.

남북한 주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연장선상에 통일이 있고 또 그러한 목적에 부합하도록 통일정책을 펼쳐야 한다면, 좀더 잘살아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제기되는 남북경제공동체의 형성과 아울러 이를 지속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생태적으로 보완해주는 남북환경공동체의 형성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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