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한 정신적 인간의 고뇌와 영광

T. 만 장편 『요셉과 그 형제들』(전6권), 살림 2001

 

 

안삼환 安三煥

서울대 독문과 교수 samhahn@snu.ac.kr

 

 

2001년 11월, 대한민국에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 20세기 독일의 대표적 작가 토마스 만(Thomas Mann)이 자신의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꼽은 바 있고, 유럽 서사문학의 극점(極點)이어서 더이상 오를 수 없는 작품이라고 하는 『요젭과 그 형제들』(Joseph und seine Brüder)이 우리말로 완역 출간된 일이 그것이다. 역자 장지연은 토마스 만의 4부작 ‘요젭소설’을 6권의 책으로 번역해내고 거기다 또 1권의 해설서까지 덧붙여놓았으며, 많이 팔릴 책이 아님에도 출판사는 이 7권의 책을 귀하게 장정해 출판했다. 그런데, 1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는데도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표하는 사람도 드물고 이 ‘사건’을 화제로 삼아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은 더욱 드물었다. 시끄럽고 지저분한 사건들이 지천으로 터지는 이 나라에서 이것이 무슨 사건이 되겠느냐는 반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