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초점

 

현실의 참조와 현실의 창조

고명철 평론집 『뼈꽃이 피다』

 

 

김종훈 金鍾勳

문학평론가. 주요 평론으로 「장자(長子)의 그림, 처남(妻男)들의 연주: 문태준, 황병승론」 등이 있음. splive@chol.com

 

 

고명철(高明哲) 평론집 『뼈꽃이 피다』(케포이북스 2009)는 두툼하고 다채롭다. 하지만 요약하기 어려운 편은 아니다. 내용이 쉬워서라기보다는 일관되고 확고한 신념이 논의를 감싸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그는 줄곧 말한다.‘현실’과‘주체’의 길항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이를 위해 그는 현실의 개입이 넘쳐서도, 모자라서도 안된다는 조건을 단다. 두 경우 모두 현실에 압도되거나 현실을 망각한, 즉‘비판적 능력’을 상실한 주체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가‘탈주체적 상상력/비평’‘탈이성주의’를 싫어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는 작가에게 현실을 이탈하기보다는 현실 안에서 견디며 그 모순을‘내파’하기를 주문한다(5면).

이것이 최근 정신분석 담론에 기댄 여러 비평과 고명철 비평을 가르는 지점이다. 그에게는 무의식보다 의식이 중요하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실재계와 상상력보다는 우리가 인식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