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지그문트 바우만 『액체근대』, 강 2009

후기근대를 통찰하는 비판이론의 대서사

 

 

김현미 金賢美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hmkim2@yonsei.ac.kr

 

 

액체근대최근 <강심장>이라는 TV 토크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더 세고, 솔직하고, 내밀한’ 발언을 유도하는 연예인들의 일종의 고백 경연장이다. TV와 인터넷 등 각종 매체를 휩쓸고 있는 사사로운 감정의 토로, 폭로성 서사와 이미지들은 근접할 수 없었던 스타나 정치인들의 이야기를 가십거리로 즐기게 해준다. 강도가 점점 높아지는 사적인 고백에 빠져들며 미디어 소비자들은 공적 인물의 고통, 불행, 실수, 연애 등의 개인적 서사를 낱낱이 즐길 수 있게 됐다. 이에 비해 용산참사, 세종시 논란, 노조법 개정 등은 ‘다수의 문제’지만 시공간적으로 ‘나’와 분리된 다른 누군가의 이슈다. 제도권 정치는 너무 딱딱하고 고집 세고 느려서 외면하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