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이명박시대의 반환점, 거버넌스의 위기

 

 

교육 위기와 학교혁신의 전략

 

 

성열관 成烈冠

경희대 교육대학원 교수. 저서로 『호모 에코노미쿠스 시대의 교육』, 역서로 『미국 교육개혁, 옳은 길로 가고 있나: 학교교육의 시장화와 교육과정의 보수화 비판』 등이 있음. youlkwansung@hanmail.net

 

 

 

1. ‘교육감 효과’

 

사회과학자로서 나는 주변의 많은 이들이 김상곤(金相坤) 경기도 교육감이 일으킨 이른바 ‘교육감 효과’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지켜봤다. 사회과학에서는 변화의 양이 어느 정도이고 그것이 어떤 변인에 의해 얼마나 설명될 수 있는지를 살핀다. 변화의 질적 속성에 따라 측정가능성과 정확도에 있어 차이가 있으나, 이에 대한 분석은 중요한 연구과제다. 경기도에서 교육감이라는 변인 하나에 의해 교육의 담론, 학교 분위기, 교육청 권력구조, 의제 제시(무상급식 등), 모범의 창출과 확산(혁신학교 등), 학교 거버넌스 구조(평교사 대상 교장공모제 등) 같은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 물론 성과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인구 천만에 달하는 경기도의 규모를 고려하면, 일선 교사나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아직 변화가 체감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62지방선거의 결과만으로도 ‘교육감 효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교육감 효과’ 가운데 주목받는 것 하나가 ‘혁신학교’이며, 이는 교육거버넌스 차원에서도 중대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혁신학교가 무엇인지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배움과 돌봄의 책임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구조적・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한 학교를 뜻한다. 경기도만 해도 이미 33개의 혁신학교가 지정되어 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 이른바 진보 교육감의 약진으로 인해 이들의 주요 공약이던 ‘학교혁신’과 ‘혁신학교’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었다. 물론 이미 10여년 전부터 혁신학교에 대한 실천적 지식과 성공사례가 축적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제도적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아 혁신의 경험을 확산해가는 데 한계가 있었던 그간의 현실을 감안할 때, 진보 교육감의 대거 당선은 혁신학교에 대한 희망을 다시금 환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혁신학교에 대한 희망은 변화에 대한 갈망과 같은 것이다. 그동안 이명박정부에서 강화되어온 자립형사립고 등의 특권교육, 일제고사, 학교별 성적 공시, 교원평가제 같은 실효성 없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대한 반감이 교육감선거라는 기회를 통해 표출된 것이다. 그 반감은 이제 이명박정부 식이 아닌 다른 식의 대안을 보여달라는 갈망으로 바뀌었고, 그 결과 혁신학교에 한층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감선거에서 많은 후보들이 혁신학교를 중요한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유 또한 약 15년간 계속되어온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 패러다임에 대한 실망의 징후를 충분히 포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와는 철저히 다른 방식으로, 다른 버전의 학교상을 제시해야 했으며, 그 전망을 혁신학교라는 이름으로 호소한 것이다.

 

 

2. 혁신학교에 대한 도전

 

혁신학교는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교육을 경쟁의 도구로 보는 학부모들의 욕망, 이를 활용하는 정치적 계산과 경쟁이념의 과잉, 일부 혁신적이지 않은 교육주체들과 혁신학교의 상을 공유해야 하는 과제, 해오던 것 이외의 다른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관행 등이 그것이다.

혁신학교는 무엇보다도 현정부의 교육정책과 호환되기 어렵다. 이명박정부의 교육정책이 과도한 경쟁이념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목고, 자립형사립고, 자율형사립고 등에 보낼 경제적 여유가 있고 ‘공부 잘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기초한 정치행위를 하며, 일부 정치가들이 이를 지원하고 있다. 반면 경제적 여유도 없거니와 특화된 고교에 대한 접근기회마저 차단된 집단에서는 이러한 불평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지 못한 형편이다. 우리 사회는 거주지 문화에서 볼 수 있듯이 공간적으로 분화되고 신분적으로 위계화된 사회구조를 갖고 있다. 그것이 교육에 있어서도 고등학교 서열화를 통해 투영되어야 하는가의 문제에 직면한 것이다. 현실이 이러한데도 일부 정치가들은 반공・성장 이데올로기를 내세워 저소득층을 회유하는 등 과도한 이념지향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혁신학교와 공동체적 사회비전을 연결짓는 데 장애요소로 작용한다. 경쟁이념의 시대에 학교혁신이 성공 가능한가라는 질문은 혁신학교에 대한 도전이 얼마나 거센지를 상기시킨다.

지역발전 이데올로기도 혁신학교에 대한 도전으로 볼 수 있다. 지역의 자치단체장들과 정치인들은 특목고, 자립형사립고, 자율형사립고를 경쟁적으로 유치함으로써 특권화한 학교에 대한 접근기회가 높아짐은 물론 부동산 상승효과 등이 뒤따를 것이라고 은연중에 유포한다. 그리고 지역주민들은 이에 동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같은 지역에서도 개인들이 속한 계급과 그에 따른 형편이 다양한데도 그 차이가 지역발전 논리 앞에서 ‘같은’ 이해관계를 갖는 동조자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한편 교육의 계급・계층화 문제에 저항해야 할 당사자들은 자녀문제에 대한 ‘이기적 의사결정자’로 파편화되기도 한다.

일제고사와 시험경쟁의 강화 또한 매우 도전적인 환경의 일부다. 학교, 교사, 학부모, 학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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