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이명박시대의 반환점, 거버넌스의 위기

 

지방거버넌스의 활성화를 위하여

인천 사례를 중심으로

 

 

박인규 朴仁圭

인천지역 주민공동체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 운영위원. 2010인천지방선거연대 정책위원장 역임. 주요 논문으로 「도시정비사업의 문제해결을 위한 공공부문의 역할」 등이 있음. icpik@hanmail.net

 

 

1. 6・2지방선거를 돌아보며

 

62 지방선거가 전국적 차원에서 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시민들은 그동안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서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으며 지금껏 독선과 오만으로 일관하고 있는 이명박정권을 엄중히 심판했다. 온갖 개발과 전시성 행정, 부패와 무능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지역주민의 목소리에 귀 닫은 채 풀뿌리 지방자치를 질식상태로 몰아간 단체장들 또한 이 심판을 피해가지 못했다. 최대 승부처이던 수도권 가운데서 인천,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충청, 한나라당의 아성인 경남에서 야권이 승리했다. 그밖에 많은 지역에서 광역의회와 기초의회까지 진보개혁세력의 후보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바야흐로 지방권력의 구조와 운영에 변화가 일어나고 지방자치가 새로운 발전의 길로 들어설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이 가운데 71일에는 전국 246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취임식이 열려 시민들의 희망과 기대 속에 민선 5기의 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한달여의 인수위원회 시기를 거치면서 의욕에 찼던 단체장들은 지금 커다란 부담을 느끼고 있다. 견제받지 않았던 지난 지방정권이 엄청난 부채를 남겼기 때문이다. 인천의 경우 그 규모는 인천도시개발공사 부채를 포함하여 2010년말 기준으로 총 9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고 전국에서 아홉번째 부자 도시인 성남시마저 호화청사 건립 등으로 급기야 5200억원의 채무 지급유예를 선언했다. 민생복지와 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와 지원은 상대적으로 약화된 반면, 경쟁적으로 벌인 각종 개발사업과 전시성 행사 등 방만한 재정운영 탓에 앞으로도 재정위기에 빠지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특정 정당 일색으로 기형적으로 형성・운영된 민선 4기체제에 있다. 여기서는 호남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한나라당이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인천의 경우 시장과 기초단체장 10명 중 9명, 광역시의원 33명 중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1명을 제외한 32명이 한나라당 출신이었다. 이러한 상황은 다른 지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같은 환경에서 단체장의 전횡은 필연적이다. 아울러 민의를 수렴하고 행정을 견제해야 할 의회 또한 그 본질적 기능을 상실한 채 거수기로 전락했고, 정당내 파벌대립과 이권다툼으로 얼룩졌으며, 부정과 비리가 끊임없이 터져나왔다. 생활정치 현장에서 주민자치의 목소리와 역량은 조금씩 싹을 틔워가고는 있었지만 공고히 자리잡은 보수 기득권세력에 비해 미약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의 요구와 주장은 무소불위의 권력 앞에 공허한 메아리로 그치기 일쑤였다.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며 시도되고 확대돼온 민관협치(民官協治)의 거버넌스가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중앙과 지방 모두에서 점차 후퇴하고 있다. 미처 성숙되지도 못한 거버넌스가 표류하는 가운데, 사회적 갈등은 심화되고 그 속에서 우리의 지방자치도 질식해가고 있다.

 

 

2. 위기에 처한 거버넌스

 

오랜 권위주의 통치시대를 지나, 김대중정부 출범과 함께 거버넌스1가 국정관리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했다. 민주화가 진전됨에 따라 전통적인 관료제가 약화되고 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정부혁신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또한 시민사회의 성장에 따라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시민참여의 요구도 커졌다. 이러한 상황은 정부중심의 전통적인 통치(government)에서 정부와 시민사회 및 기업 등이 파트너십을 형성하여 협력하는 새로운 통치(new governance)로의 변화를 가져왔다.

거버넌스에는 다양한 개념들이 존재하며, 이는 지방거버넌스 역시 마찬가지다. 여기서는 지방거버넌스를 지방정부가 시민사회단체와 민간기업, 이익단체, 전문가집단, 일반 시민대표 등과 동반자관계를 맺고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지역사회의 통치유형이라고 포괄적으로 규정한다.2 다만 지방거버넌스가 단순히 거버넌스 이론의 국지적 적용이라는 의미를 넘어 직접민주주의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실천적 연습이라는 점에 좀더 주목하고자 한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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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거버넌스의 원뜻은 ‘통치 내지 지배행태 전반’을 가리키지만 이 글에서는 최근 학계 일각의 추세처럼 ‘민관협치’로 특정화해 사용한다.
  2. 이종원 「지방정부의 거버넌스: 지방거버넌스 형성론과 현실의 방법론」, 한국거버넌스학회 창립기념학술대회(2003) 자료집. 이익단체의 경우는 거버넌스 기구의 유형에 따라 직접적인 참여에는 제한을 받지만, 정책결정과정에서 이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3. 강인호 「로컬거버넌스와 지방정부의 책임성」, 한국거버넌스학회 2005 하계 기획쎄미나 자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