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는 온 세계에 절망과 희망을 불균등하게 분배하고 있는 엄중한 현실이지만, ‘세계화’ 혹은 ‘세계화 시대’라는 화두는 이제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기에는 퍽이나 진부하게 들린다. 따라붙는 말이 웬만큼 참신하지 않다면 말이다.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Beck)은 세계화 시대의 ‘권력과 대항권력’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고 한다. 참신함과는 거리가 있는 주제가 아닐까. 민주주의와 시민운동의 국제적 연대, 비정부기구와 유엔의 역할 강화 등등. 그러나 이 책에서 실제로 펼치는 주장은 그보다 훨씬 야심차고, 분석의 틀은 포괄적이면서도 탄탄하다. 독자가 거기서 발견하는 지구적 현실과 미래의 전망은 『위험사회』(새물결 1997;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