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

 

육분천하(六分天下)

오늘의 중국문학

 

 

왕 샤오밍 王曉明

상하이대학 문화연구학과 교수, 당대문화연구센터 소장. 국내 소개된 저서로 『인간 루쉰』 『21세기 중국의 문화지도』(공저) 『고뇌하는 중국』(공저)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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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십여년 사이, 중국 대륙의 문학 판도는 크게 달라졌다.

먼저 ‘인터넷문학.’ 이것은 중국 대륙의 특수한 현상 같다. 다른 나라에도 인터넷문학이 있지만 그 기세가 중국처럼 왕성하지 않을뿐더러 ‘종이문학’에 가한 충격도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것만큼 크지 않다. 1992년 전후 투야(圖雅)1) 같은 이들의 시와 소설을 다 합쳐도 중국대륙 인터넷문학의 역사는 채 이십년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통계를 한번 보자. 주요 문학홈페이지 상하이톈신(上海天新)이 발표한 소설의 매수, 유명 인터넷소설의 접속량 및 댓글의 수, 대형서점 문학 신간코너에서 인터넷소설이 차지하는 비율을 따져보라. 그리고 인터넷소설이 영상물로 전환되는 규모, 지하철과 병원에서 모바일소설을 읽는 젊은이들의 열정을 살펴보라. 그러면 당신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바야흐로 인터넷문학이 종이문학과 천하를 양분했다고.

이상한 일이 아니다. 중국은 문자 대국이다. 쓰려는 욕구로 몸이 달아오른 문학청년들이 해마다 수도 없이 생겨난다. 그러나 이 거대한 호수가 지나갈 통로는 너무나 좁다. 큰 이야기는 일단 젖혀두자. 문학 영역만 보면, 모든 중요한 인쇄문학 매체가 각급의 정부기관에 속해 있다. 1990년대를 통틀어 문학매체에 대한 정부의 규제기준은 전반적으로 느슨해졌지만, 장기적 집단권위체제 아래 형성된 소위 ‘문학계’에서 규율의 경직성과 폐쇄성은 점점 더 강해져왔다. 정부 및 관변 출판사와 서점 그리고 각종 ‘제2의 경로’를 통해 합작한 민영자본이 만든 도서시장이 작가협회 같은 창작의 노후세력을 신속하게 대체했지만, 갑갑하고 보수적인 잠재규율이라는 면에서 그들은 좀처럼 작가협회에 뒤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한번 상상해보라. 컴퓨터가 보급되고 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됐을 때 막혀 있던 문학의 물줄기가 얼마나 요동쳤겠는가. 지면에서 문학의 꿈을 이루지 못한 수천수만의 젊은이들이 물밀듯이 인터넷으로 진입했고, 그중 상당수가 ‘정치’와 ‘성()’이라는 종이문학의 두 금단구역으로 뛰어들었다. 적나라한 농담과 욕설들은 처음엔 다소 절제를 보이는가 싶더니 곧 거리낌 없는 색정 묘사가 인터넷상에 폭발했다.

물론 금단의 돌파를 시도한 작가가 종이세계에 없었던 건 아니다. 모옌(莫言)의 『티엔탕 마을 마늘종 노래』(天堂蒜苔之歌, 1988), 쟈 핑와(賈平凹)의 『폐도(廢都)(1993), (정치와 성이라는) 두 금단구역을 단번에 밟고 들어간 옌 렌커(閻連科)의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爲人民服務, 2005)는 모두 그 명확한 예들이다. 그러나 잇따른 규제와 처벌로 작가들은 잠시—혹은 이후 오랫동안—주춤했고 그뒤를 따르는 바람도 잦아들었다.

인터넷은 다르다. 누군가 나서기만 하면 그뒤에는 무수한 독자군이 따른다. 당신이 한줄 가면 누군가는 열줄을 갈 것이다. 키보드를 두드리면 글은 즉각 올라온다. 독자의 반응도 실시간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물론 전부 가명이니 누가 누군지 아무도 모른다. 분명, 이런 식의 자유가 자아내는 흥분이 인터넷문학을 몰고 온 첫번째 물결이다.

자유의 회오리바람을 타고 공중으로 치솟은 인터넷문학 작가의 제1세대는 대부분 종이문학에 대한 도전적 자세를 감추지 않았다. 일순 ‘종이’를 ‘전통’과 동일시하는 언설이 퍼져나갔다. 당시 중국에서 ‘전통’의 첫번째 의미는 ‘퇴물’이었다. 20001월, ‘룽수샤(榕樹下)’라는 싸이트가 개최한 ‘제1회 인터넷창작문학작품상 시상식’에는 갓 등단한 인터넷작가(리 쉰환尋歡, 안니바오베이安妮寶貝, 닝 차이선寧財神, 시거Siege)와 수많은 원로작가(위 츄위余秋雨, 왕 안이王安憶, 왕 숴王朔)가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상하이센터시어터(上海商城劇院)에서 열린 이 호화로운 의식은 새로운 문학세상의 ‘출현’을 명징하게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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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인터넷문학이 치켜든 자유의 깃발이 고공행진을 하던 바로 그때, 대자본이 손을 내밀었다. 중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각종 ‘민영’자본이 다양한 경로로 문화영역에 침투했다. 그러나 자본의 부족으로, 혹은 ‘문학’의 시장가치에 대한 부정적 판단으로 인해, ‘민영’자본은 인터넷문학에 본격적으로 진입하지 않았다. 오히려 외국자본이 여기에서 잠시 기웃거렸지만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이 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영화에서 온라인게임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비주얼문화 생산의 연이은 각축전은 일군의 ‘민영’회사들의 덩치를 크게 불렸다. 지난 십년간 인터넷문학의 꾸준한 성장을 주시해온 이들이 단번에 거대한 호재의 냄새를 맡은 것이다.

20087월, 온라인게임으로 출발하여 상하이에 본사를 세운 성다회사(盛大公司)는 자본금 1억위안을 들여 대륙에서 내로라하는 4대 문학싸이트를 일거에 사들였다. 거기다 진작에 손에 넣은 ‘치디엔중원왕(起點中文網)’을 합쳐 성다원쉬에(盛大文學)주식회사를 세우고는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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