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과 현장

 

동아시아인의 공통 과제는 무엇인가

11 이후의 일본

 

 

오까모또 아쯔시 岡本厚

일본 이와나미쇼뗑(岩波書店) 편집국장. 1996~2012년 『세까이(世界)』 편집장 역임.

 

*이 글의 원제는 「アジア共通課題か: 3・11以後日本から」으로, 본지 주최의 국제심포지엄 ‘2012년의 동아시아, 대안적 발전모델의 모색’(2012.6.29~30)의 발표문을 옮긴 것이다. 이 회의는 본지 창간 4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동아시아 비판적 잡지 회의’(2006.6.9~10)를 모태로 한 것으로, 한・중・일・대만 등 동아시아 각국의 잡지 편집인들이 모여 격년으로 심포지엄을 가지고 있다. ⓒ 岡本厚 2012 / 한국어판 ⓒ 창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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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에서 뭔가를 발신하려고 할 때 작년 311일에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이 사고로 약 2만명의 사망자·행방불명자가 났고, 여전히 15만명 이상이 피난민 처지다. 일본은 지금도 ‘311일’의 충격과 혼란 속에서 발버둥치고 있고 또 진혼(鎭魂)과 상중(喪中)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원전사고를 생각해보면 일본은 ‘조용한, 오래 지속되는 비상사태’를 살고 있는 셈이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는 이렇게 거대한 재해를 만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동일본 대지진은 20세기 이후에 일어난 세계의 지진 가운데 네번째로 크고, 방출된 지진 에너지는 19951월의 한신(阪神)·아와지(淡路) 대지진의 1450배였다고 한다. 적어도 수백년 동안 일본이 경험해보지 못한 규모의 대지진이다. 일본이 앞으로 정치적·경제적으로 어떤 방향을 선택하고, 국제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며, 또 어떤 사상을 산출해나갈지, 이 311의 영향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

311 대지진은 크게 말해 두가지 양상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하나는 지진 후 토오호꾸(東北) 지방과 칸또오(關東) 지방 북부의 500킬로미터에 이르는 연안 지역을 덮친 쯔나미다. 지금까지 나온 사망자의 대부분은 이 쯔나미에 희생되었다. 이 쯔나미 피해에 의해 우리는 곧바로 고대에서 근세에 이르는 과거로 소환된다. 토오호꾸 지방에는 수십년마다 반복적으로 쯔나미가 덮쳤는데, 가장 큰 규모는 869년에 일어난 조오깐(貞觀) 쯔나미였다고 한다. 1천년 이상이나 지난 고대의 일이다. 태평양 연안에도 여러차례 거대한 쯔나미가 덮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록에는 전하고 있지 않지만, 고고학은 과거에 그보다 훨씬 거대한 쯔나미가 토오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