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과 현장

 

지방정부의 지역언론 통제

주·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윤주성 尹胄晟

KBS광주총국 기자. 주요 논문으로 「지방정부의 지역언론 통제방식에 관한 연구」 등이 있음. yjs@kbs.co.kr

 

*이 글은 필자의 2010년도 전남대 석사학위 논문을 수정·보완·재구성한 것이다.

 

 

1. 지역언론의 비판기능 위축

 

지방자치제가 전격적으로 시행된 지 20여년이 흘러 이제는 정착단계에 들어섰다. 그런데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언론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놓고는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언론학계에서는 지역언론이 지방자치를 위한 필수적인 정보의 제공자이자 공론(公論)의 장으로서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고, 오히려 지역의 민주적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로까지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해가는 상황이다. 이는 특히 지역언론이 지역정치권력에 대한 비판·감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오히려 홍보매체로 전락하고 있다는 평가에서 잘 드러난다.1)

지금까지 지역언론의 문제와 폐해를 다룬 연구들은 주로 그 원인을 경제적 요인에서 찾았다. 열악한 지역경제 여건으로 언론시장의 파행과 왜곡이 발생하고 이러한 환경 속에서 지역언론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역언론이 자체적인 취재활동보다 행정기관 보도자료에 의존하는 관행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은 경영악화와 이에 따른 취재인력 감소에서 비롯한다는 분석이다.2)

지역언론이 IMF 경제위기를 기점으로 급속히 쇠퇴한 현실이 시사하듯 경제적 요인이 핵심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히 설명되진 않는다. 예를 들어 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더 많은 언론사들이 존재하는 상황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또 정부의 지역신문 지원정책이 성과를 충분히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단순히 예산지원이 부족해서일까? 지역언론의 역할, 특히 지역 (정치)권력에 대한 비판·감시기능의 약화를 단순히 언론시장의 파행과 왜곡, 경영악화 등의 경제적 요인 또는 언론사 내부의 요인으로만 파악하는 것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비대해진 지방정부의 권한과 영향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제 시행 이전의 행정기관장이 중앙정부에서 임명한 관료였다면 시행 이후에는 그 위상과 신분이 격상되었다. 자치단체장은 임기가 법적으로 보장되는 선출직이며, 무엇보다 해당 지역주민을 대표한다는 ‘상징적 권위’까지 부여받았다. 여기에 중앙정부의 각종 권한이 지방정부로 이양되면서 그 수장인 자치단체장은 지역언론을 포함한 지역사회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을 지니게 되었다.

전국 232개 기초자치단체의 주요 과장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지방관료제에 대한 외부행위자들의 영향력’ 측정 결과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부행위자는 자치단체장인 반면 지역언론의 영향력은 의회와 광역단체, 중앙정부, 심지어는 이익・고객 집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3) 이는 자치단체장의 권한이 크게 강화된 반면 지역언론의 기능과 위상은 상대적으로 위축되었음을 시사한다.

 

 

2. 지방정부의 ‘권력 독주’

 

지방자치시대 자치단체장에게는 산하 공무원·지방 공기업에 대한 인사와 예산 편성, 조례 제정, 각종 인·허가, 위원회 위원 위촉, 도시계획 입안 등의 절대적 권한이 집중되어 있다. 권한이 막강한 반면 감시체계가 허술하고 행정상 오류로 주민에게 손해를 끼쳐도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아 일선 기자들 사이에서 자치단체장은 지역의 ‘소통령(小統領)’으로까지 비유된다. 특히 산하 공무원 등에 대한 인사권은 그야말로 무소불위이다. 지난 2004년 광주광역시의 한 사례는 자치단체장의 인사 전횡이 어느 정도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 당시 광주광역시 지방 서기관은 2004331일 지방 부이사관 승진자로 확정·발표되고, 41일부터는 대개 지방 부이사관을 임명하는 광주비엔날레 사무국장에 배치돼 넉달을 근무했다. 그런데 7월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이 사무국장을 교체해달라고 요구하자 당시 박○○ 광주광역시장은 정 사무국장을 대기 발령한 뒤 과장급 지방 서기관 자리인 광주시립민속박물관장에 임명하면서 승진 조치를 철회해버렸다. 정 사무국장은 승진 임용 취소가 부당하다며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기각되자, 20063월 광주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까지 가는 6년여의 법정다툼 끝에 어렵게 승소했으나 광주광역시는 이런저런 명분을 대며 법적 다툼을 이어갔고, 그는 결국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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