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과 현장

 

언론사 대학평가의 문제점

‘순위표’가 교육의 질로 이어질 수 있는가

 

 

김봉억 金奉檍

『교수신문』 교육보도부 부장. 교육부와 국회 교육위원회를 출입했음. 공저로 『지식사회 대학을 말한다』 『비정규 교수, 벼랑 끝 32년』이 있음. bong@kyosu.net

 

 

1. 국내외 언론사의 대학평가 현황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이른바 ‘조·중·동’으로 불리는 세 신문이 모두 대학평가를 하고 있다. 이들 세 신문의 발행부수는 전국 128개 일간지 발행부수의 36%에 이른다.1) 한국사회에서 ‘조·중·동’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만큼이나 이들이 대학평가에 나섬으로써 대학에 미치는 파장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세 신문의 대학평가 현황과 평가목적, 차이점부터 살펴보자. 1994년 중앙일보가 대학평가를 처음 시작한 이후, 동아일보가 1996~972년간 ‘대학정보화평가’를 실시했다가 그만두었고, 2009년부터 조선일보가 영국의 대학평가 전문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와 함께 ‘아시아대학평가’를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 이후 동아일보는 자사 종편 채널A,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컨설팅(Deloitte Consulting)과 손잡고 2013년부터 ‘청년드림 대학평가’라는 이름으로 다시 대학평가에 나섰다. 중앙일보가 대학종합평가를 중심으로 국내 대학간 경쟁을 통한 대학경쟁력 강화를 추구해왔다면, 조선일보는 평가 대상을 아시아대학으로 넓히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한다. 동아일보는 앞선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의 순위평가에서 서열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최우수·우수·후보 그룹으로 나눠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학의 취업지원 역량’에 주목한다.

외국의 주요 언론사 대학평가는 우리나라와는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 미국의 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가 1983년 대학평가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 이어 『타임스』(Times)가 90년대 초반부터 시행한 이래 『가디언』(Guardian) 『썬데이 타임스』(Sunday Times) 등이 영국 내 대학 순위를 매년 발표한다. 캐나다에서는 『맥클린스』(Macleans)가, 일본에서는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이 대학평가를 실시한다. 중국에서도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1999년부터 순위 발표를 시작했다. 이 중 『타임스』와 『뉴스위크』(Newsweek)는 매년 세계대학을 대상으로 평가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2)

남수경·이기석 강원대 교수는 우리나라와 외국 언론사의 대학평가에 대해 이렇게 비교 진단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대학의 종합점수와 순위를 중요한 정보로 제공하고 있는데, 전공영역에 대한 선택보다는 대학에 대한 선택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지는 풍토를 반영하고 있다. 반면, 미국이나 영국의 언론기관 자국 내 대학순위평가는 대학유형별(연구중심 또는 교육중심 등) 또는 전공영역별 대학순위평가에 보다 관심이 집중되며 기관별 합산점수는 제공하지 않기도 한다.”3)

대학평가에 대한 시선이 호의적이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그 결과가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같은 언론사에서 평가한 결과가 해마다 달라지는 것은 물론, 다른 언론사의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평가결과의 신뢰성 및 평가 타당성 문제와 이어지는 부분이다.

2013년 평가결과를 비교해보면 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조선일보·QS 아시아대학평가와 영국 『타임스』·톰슨로이터(ThomsonReuters) 세계대학평가의 국내대학 순위를 보면,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순으로 1~6위까지 평가결과가 동일하다. 반면 중앙일보 대학평가 결과를 보면 포스텍 카이스트 성균관대 고려대 연세대 서울대 순이다.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는 특히 성균관대와 중앙대가 다른 두 언론사의 평가보다 비교적 후한 점수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일보의 아시아대학평가에서 성균관대는 국내 대학 중 6위를 차지했고, 중앙대는 12위를 기록했다. 반면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는 2012년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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