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대 朴正大

1965년 강원 정선 출생. 1990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단편들』 『삶이라는 직업』 『모든 가능성의 거리』 『체 게바라 만세』 등이 있음. sugarlessciga@hanmail.net

 

 

 

닐 영은 말해보시오

 

 

닐 영은 말해보시오 당신네 밴드 미친 말이 추구하는 음악은 도대체 무엇이오 그는 나뭇잎처럼 껄껄 웃었다 노오란 은행잎들이 말발굽처럼 떨어지며 시원한 바람을 보내왔다 추분을 지난 지 한참이 되었지만 지구의 낮은 아직 밤보다 조금 긴 것 같았다 돌고래들은 먼바다에서 그들의 음악을 연주하며 삶의 내면을 가로지르고 있었고 삶의 외곽지대에는 우주를 떠도는 돌덩이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돌덩이는 말해보시오 도대체 음악은 무엇이오 시는 무엇이오 돌고래는 말해보시오 미친 말이 검고 커다란 눈망울을 껌뻑이며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아주 오래된 지구의 낡은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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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닐 영—Neil Percival Kenneth Robert Ragland Young

 

 

빠리의 고아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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