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신예시인특선

 

백은선 白恩善

1987년 서울 출생. 2012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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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랙탈

 

 

그곳은 천국이야?

난 단지 내가 운이 참 많구나

그리고 운이 없구나 하고 생각해

 

강을 따라 걷는

네 등을 보는 내가 있어

내가 있는 곳에서 네가 생겨나고

 

이 많은 얼굴을 좀 봐

모두가 한때는 뱃속에 열달씩 있던

사람들을 좀 봐

 

그런 것이 너무 끔찍하다고 하면

그런 내가 엄마라고 하면

내가 꾸는 꿈이 너무 어둡다고

네가 이야기하면

 

근사한 말로는 할 수 없는 얘기가 있어서

단지 환상이나 언덕에 대해서만

새의 하얀 날개나

사라진 연기를 포착하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할 수는 없어서

 

춤을 추는 영원한 비열(劣)을 이야기해줘

천국의 장르를 폭로해줘

얼굴이 얼굴을 데려가는 수법을

사람이 사람을 만드는 신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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