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과 현장

 

메르스 사태를 돌아보며

 

 

서민 徐民

단국대 의대 교수. 저서로 『서민의 기생충 열전』 『집 나간 책』 『노빈손과 위험한 기생충 연구소』 등이 있음. bbbenji@naver.com

 

 

20156월, 한국사회는 메르스의 덫에 빠져 있었다. 사람들은 외출을 삼갔고, 심지어 환자들도 병원에 가는 것을 꺼렸다. 외국 관광객도 발길을 끊었으니 이 기간에 우리 경제가 감당해야 할 손해는 막대했으리라. 아쉬운 점은 우리 스스로 이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다. 초기 단계에서 대처에 소홀했던 정부의 무능은 당연히 비판받아야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메르스 사태는 무엇이며, 우리가 개선해야 할 점은 어떤 게 있는지 한번 따져보자.

 

 

메르스에 속수무책이던 한국

 

‘메르스’(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중동호흡기증후군)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이다.1)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바이러스의 형태가 태양의 코로나와 비슷하기 때문인데, 아무튼 이 코로나바이러스는 개, 돼지, 닭 등에게 호흡기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일부는 사람의 호흡기를 침범하며, 대표적인 것이 2003년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싸스’(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다. 원래 사람에게 걸리던 바이러스는 사람을 죽이는 일이 드물지만, 다른 동물의 것이 사람에게 오는 경우 사람의 면역체계가 낯선 바이러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치명적일 수가 있는데, 싸스나 메르스의 사망률이 10%를 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메르스 역시 원래 박쥐의 바이러스였던 것이 갑자기 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 감염되면서 이 사달이 났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이란 이름처럼, 메르스의 유행은 2012년 중동에서 시작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폐렴으로 입원했던 60세 남자가 그 시초로, 이후 메르스는 천여명의 감염자와 40%가 넘는 사망률을 보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메르스는 중동을 여행한 사람들에 의해 각 나라로 퍼졌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2차 감염 없이 유행이 종식됐다. 중동 지역을 제외하고는 감염자가 제일 많은 나라가 영국인데, 환자는 단 4명이다. 그밖에 독일이 3명, 프랑스와 미국이 각 2명씩 환자가 발생하는 데 그쳤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환자수가 186명에 달하고 사망률도 19%나 됐던 한국(2015.7.21. 현재)의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특정 지역에 유행병이 돌고 있다면 그 지역을 여행한 사람이 입국할 때 관련된 증상이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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